[인터뷰] 김정욱 서울변회장 "4차산업 시대, 최소한의 직역수호 필요"

2021-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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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출신 첫 서울변회 회장

직역수호 강조, AI 접목에 '신중'

"로스쿨, 경쟁력 강화 힘써야"

김정욱 신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변호사회관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지난해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1768명, 합격률 53%. 레드오션이라는 변호사 시장에 여전히 많은 이들이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정욱 신임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 회장은 "업무 독립성과 전문성이 인정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서울변호사회관 접견실에서 만난 김 회장은 바쁜 일정으로 동분서주했다. 로스쿨 출신 첫 서울변회 회장이란 타이틀을 단 그는 2년 임기 동안 이루고 싶은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고, 하나둘씩 실행에 옮기고 있다.
특히 변호사로서, 법조계 종사자로서 자부심을 느끼는 이들을 위해 "최소한의 직역수호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유사 직역과 법률서비스 플랫폼 홍수 속에서 직역수호는 '공공성'을 위한 것이라는 게 김 회장 생각이다.

눈에 띄는 플랫폼에는 네이버 엑스퍼트와 로앤컴퍼니 등이 있다. 이들은 온라인으로 실시간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과장 광고와 불공정거래행위 등을 이유로 고발되기도 여러 차례, 법조계 내에서 뜨거운 감자다.

김 회장은 "밥그릇 싸움이라는 말도 있지만, 직역수호는 변호사들이 불법과 합법 경계에서 유혹에 빠지지 않게 잡아주는 것"이라며 "자본에 종속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직역 이권은 보호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단 법조계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직역을 허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직역이 형해화하면 국가적 피해도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을 법률서비스에 접목하는 것도 "안전장치를 마련한 다음"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게임·바둑은 AI가 정해진 패턴을 익히면 되지만, 현실 문제를 다루는 법률 상담 등은 훨씬 복잡하다"며 "편하다고 해서 무조건 대체하면 안 된다"고 제언했다.

온라인에서 '10분에 얼마' 이런 식으로 싼 가격에 홍보하지만, 사실 대면으로도 1시간 넘게 걸리는 게 법률 상담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키오스크가 생기면서 아르바이트 자리가 줄어든 현상을 예로 들며 "제도적 보완이 없으면 취약계층부터 일자리가 대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리고 이 같은 문제가 변호사 수가 많다는 지적으로 이어지는 데 대해 "세계 어디에도 우리나라만큼 유사 직역이 많은 국가가 없다"며 "(변호사) 숫자가 왜곡돼 있다"고 해명했다.

해결 방안으로 시험 합격률 조정이 제시되지만, 그보다는 로스쿨들이 경쟁력 강화에 힘쓰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결원보충제가 네 번째 연장 길목에 서있다"며 "로스쿨 간 담합으로 생겨난 이 제도를 폐지하고, 편입학을 허용해 교육 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원보충제는 자퇴나 등록 포기로 결원이 발생하면, 다음 해 신입생을 입학 정원 10% 이내에서 추가 선발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재정난을 겪는 로스쿨 운영을 돕기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했으나 연장을 거듭하면서 로스쿨 간 건전한 경쟁을 막고 있다.

다만 김 회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법관 탄핵과 사법부 내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저 김명수 대법원장과 4~5차례 마주했던 기억을 되새기며 "기수에 구애받지 않는, 변화하는 세대에 맞는 목소리를 내는 분"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변호사회가 얼마나 많은 공익·인권활동을 하는지 홍보하고, 법조계 신뢰 회복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버킷 리스트 진척도를 매주 확인하고, 빠른 피드백으로 체질 개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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