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을 앞둔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이 임기 내 마지막으로 지휘할 3월 한·미연합훈련에서 '반격' 훈련이 생략될 가능성이 커졌다.
9일 군 관계자는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현재 한·미연합훈련 규모 조정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방어 훈련은 그대로지만 반격 훈련은 강평 수준으로 대폭 축소되거나 아예 건너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2018년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북·미 1차 정상회담에서 '연합훈련 유예나 규모 조정' 의지를 밝힌 이후 반격 성격 2부 훈련을 '시뮬레이션 또는 강평'으로 조정하며 공세적으로 시행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3월 초에 계획한 연합지휘소훈련(CCPT)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무기한 연기하다 결국 취소했다.
같은 해 8월 18~22일까지 시행한 후반기 CCPT 역시 훈련 참가인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대폭 축소했다. 코로나19로 미국 본토 증원 병력과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주일미군 소속 병력이 우리나라에 입국하지 못해서다.
문제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반격 훈련이 빠진 3월 한·미연합훈련을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검증평가 절차로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최근 "연합훈련이 컴퓨터 게임이 돼 가는 건 곤란하다"며 우려를 표명했다고 알려진다. 그와 정부 전직 고위 인사 회동에선 "야외 기동훈련 없는 컴퓨터 훈련으로는 연합 방위 능력에 차질이 생긴다", "실전 상황이 되면 군인들이 혼비백산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고 전해졌다.
전작권 수행 능력 검증 첫 단계인 기본운용능력(IOC) 검증평가 때 전쟁 지휘자인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모친상으로 불참했다. 때문에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퇴임 전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검증평가와 관련된 부분은 철저히 임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원곤 한동대학교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퇴임 전 마지막 한·미연합훈련에서 지난해에 하지 못한 부분을 의욕적으로 실시해 성과를 내려고 할 것"이라며 "그러나 반격 성격 훈련이 축소되거나 생략된다면 그는 전작권 전환 2단계인 FOC가 완료됐다고 평가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