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형제' SK바이오팜·바이오사이언스, 기업가치 산정은 차별화

2021-02-0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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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접근 택했던 SK바이오팜··· '미래 가치' 강조한 SK바이오사이언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증시 입성을 앞두고 공모가 산정 방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치 평가 과정에서 내재가치(EV)를 활용했다는 점에서는 앞서 상장한 SK바이오팜과 유사하다. 다만 세부 내용을 보면 미래 성장성에 좀 더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희망 공모가 범위로 주당 4만9000~6만5000원을 제시했다. 공모가 범위 상단 기준 예상 몸값은 약 4조9725억원이다. 앞서 지난해 7월 상장했던 SK바이오팜의 경우 공모가 희망범위를 3만6000~4만9000원으로 제시한 뒤 상단인 4만9000원에 확정해 공모가 기준 3조8373억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SK바이오팜이 가격 산정에 있어 최대한 보수적 접근을 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기업가치 평가에 있어 SK바이오팜은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한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EV/파이프라인을 산출했다. 뇌전증 치료약인 세노바메이트,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 등 상업화에 성공한 신약에 기반해 기업가치를 평가했다. 이처럼 최대한 현실적인 접근법을 택한 결과 상장 당시에는 오히려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실제 상장 이후 7개월여가 흐른 지난 5일 현재 SK바이오팜 주가는 14만9000원으로, 시가총액은 11조6687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현재 가치보다는 미래의 성장성에 보다 초점을 맞춘 것이 눈에 띈다. 기업가치 산출방식으로 생산능력(Capacity)에 근거한 EV/Capacity 방식이 쓰였다. 매장량 또는 생산능력을 중심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기업가치 평가방법의 대안으로 쓰이는 기법이다. 그간 제약·바이오 기업의 가치평가에는 주로 주가수익비율(PER)에 근거한 방식이 사용됐다.

향후 백신 생산능력에 따라 기업 가치가 극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커 EV/Capacity 배수를 사용해 기업가치를 산출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해외 주요 제약사와 아스트로제네카 등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은 유일한 국내 기업이다. 세계 대다수 나라에서 백신을 필요로 하고 있는 만큼 향후 생산 능력에 따라 매출 등 실적도 급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기업가치 평가 과정에서 CMO 사업 부문에 대해 동일한 방법을 사용했다.

주관사인 NH투자증권 등은 증권신고서에서 "글로벌 생산능력이 부각되면서 시작하게 된 CMO 및 CDMO(위탁생산개발) 부문에서는 아직 본격적인 이익이 창출되기 전"이라며 "현재 시점의 재무수치에 기초한 상대가치 평가법보다는 생산능력을 활용한 상대가치 평가를 수행하는 것이 기업가치 산출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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