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심판에 직접 출석해 증언하라는 미국 민주당 측의 요구를 거절했다.
4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문인 제이슨 밀러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 절차에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국 하원 민주당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소추위원단장인 제이미 래스킨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보낸 상원 탄핵심판 출석 및 증언을 요청하는 서한에 대한 답변이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밀러 고문은 “대통령(트럼프)은 위헌 소지가 있는 재판 절차에서 증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들은 민주당 측의 증언 요청에 대해 ‘홍보를 위한 스턴트 행위(public relations stunt)’“라고 지적했다.
미국 상원의 탄핵안 심사는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되고, 본격적인 재판은 9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두 차례 탄핵당한 대통령으로 두 번째 탄핵에서 미국 대선 이후인 지난달 6일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건을 주동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당시 지지자들이 의사당에 난입하기 전 연설에서 “지옥처럼 싸우라”고 재촉했다.
래스킨 의원은 “트럼프가 더는 대통령이 아닌 증언을 해야 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판 참석을 촉구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들은 “혐의 증거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고,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대통령 퇴임 이후 이뤄지는 탄핵재판은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탄핵을 반대하고 있다. 실제 지난주 이뤄진 표결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50명 중 45명이 탄핵재판 실시에 반대표를 던졌다.
한편 민주당 측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증언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를 강제적으로 재판에 소환하는 일은 없을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하원 탄핵소추위원들은 트럼프가 요구를 거부할 경우 그를 소환할 독립적인 권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AP통신 역시 소추위원들의 요청이 상원의 출석요구서 발부를 압박할 수는 있지만, 이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 아니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