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나오고 있는 중국 ‘자동차 대부’ 리수푸(李書福) 지리자동차 회장에 대한 평가다. 리 회장은 올 들어 대형 제조, 기술기업들과 잇달아 협력을 체결하거나 강화하고 있는데, 이는 전기차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자동차 시장 변화에 맞춘 시의적절한 움직임이란 것이다.
벤츠, 볼보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를 삼키며 ‘자동차 제국’을 꿈꾸던 리 회장의 최근 행보에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고 블룸버그가 2일 보도했다.
올해만 바이두·텐센트·폭스콘·FF와 협력 강화... 전기차 시장 '광폭 행보'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리자동차는 지난달 29일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전기차 기업 패러데이퓨처(FF)와 기술 및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협력을 하기로 합의했다. 페러데이퓨처는 러에코(러스왕) 창업자인 자웨팅이 2014년 설립한 회사다. 2017년 첫 전기차인 FF91를 공개하며 2019년 출시를 예고했지만, 신차 출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FF91의 생산은 미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리차와의 협력이 패러데이퓨처에게는 ‘천군만마’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목되는 점은 지리차가 FF와의 협력을 포함해 최근 한달 새 4개 대기업과 손을 잡았단 것이다. 지리차는 지난달 바이두, 폭스콘, 텐센트와 잇달아 협력을 강화했다.
바이두와도 ‘바이두 자동차’를 설립하고 자율주행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지리차는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지리차의 행보가 일관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각국의 ‘탄소 중립’ 정책으로 인해 전통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도전에 직면한 가운데,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의 더 나은 기반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단 것이다.
"지리車, 기술 솔루션 제공업체 될 것"
상하이 소재 컨설팅업체 오토모빌리티의 빌 루소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기 위한 리 회장의 최근 광폭 행보는 매우 영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그는 “지리차는 더 이상 단순한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닌 기술 솔루션 제공업체가 될 것”이라며 “리 회장은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기존 협력업체들은 물론 경쟁업체와 손을 잡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 친환경 정책 추세에 맞춰 사업을 재편하고 있는 자동차 업체들은 지리차 뿐만이 아니다. 현대자동차를 포함해 이미 수많은 전통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기술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한 전기차·자율주행차 분야로의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유독 리 회장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그간 그가 세계 자동차 업계를 뒤흔들 만한 대형 인수합병(M&A)를 여러 차례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루소 CEO는 “자동차 제국을 꿈꾸던 중국 억만장자가 빅테크 제국 설립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