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경제 향방의 최대 변수는 코로나19 재확산과 백신 상용화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 확산 여부가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가운데 백신 보급이 얼마나 빨리, 그리고 폭넓게 이뤄지느냐가 경기 반등의 관건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바이든 새 행정부가 출범했지만 미·중 갈등은 여전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상원을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만큼 '바이드노믹스'는 험로가 예상된다. 각국 정부가 시중에 공급하고 있는 막대한 유동성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자산 '버블'의 위험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1일 국제금융센터는 홈페이지에서 '세계 경제·국제금융시장 2021' 연구서를 공개하고 이같이 강조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올해를 주도할 글로벌 내러티브(narrative)로 △코로나19와 백신 △미국과 중국의 갈등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할 정책 △경기부양 정책의 지속 여부 △글로벌 과잉 유동성의 영향 △글로벌 금융시장의 취약 요인 등 6가지를 꼽았다.
지난해 코로나 바이러스의 출현이 세계 경제와 국제 금융시장을 움직였던 것처럼, 경제학을 동원한 이론적인 해석보다 시장 참여자들의 목소리와 시장 저변에서 흐르는 이야기가 올해도 금융시장의 동향을 이해하는 데 유효할 것이란 의미다.
국제금융센터는 올해 코로나19 종식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원 종합분석실 부전문위원은 "백신 대중화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백신의 승인이 완료되더라도 초기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한 의료종사자·환자·노인 등 고위험군에 우선적으로 접종이 이뤄질 것"이라며 "백신의 유통·재고관리 등 배포 과정이 복잡해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생산한 백신의 경우 -80~-70도의 초저온 보관이 요구된다. 하지만 물류 시스템과 냉동장비 등 콜드체인(cold chain) 관련 인프라는 신흥국은 물론이거니와 선진국에서도 미비한 상황이다.
의약품 교역기구인 파마에어로(Phamra.Aero)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80도 상태로 유통이 가능한 물류기업은 전체 132개 중 15%에 불과했다. 프랭크 판 겔더 파마에어로 최고경영자(CEO) 역시 백신 유통을 위한 전반적인 물류 인프라가 구축되는 데에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백신 출시의 즉시 효과 또한 기대한 만큼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전 국민에게 원활히 배포되는 시점 역시 적어도 1년가량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신중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이유다. 미국의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미국인 대부분이 접종을 받는 시점을 올해 11월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역시 내년이 돼야 역내 전 인구의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백신의 안전성도 뒤늦게 문제가 될 수 있다. 코로나 백신이 전례 없는 속도로 서둘러 개발된 만큼 효능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는 것이다. 각국의 전문가들 역시 이러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최초로 출시되는 백신의 경우 초기 결함으로 인해 예방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국의학협회의 산드라 프라이호퍼 박사도 오한과 두통, 탈진 등 1차 백신 접종 이후 겪을 수 있는 부작용 증상 때문에 2차 접종을 거부하는 이들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백신이 65세 이상 고령자와 미성년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다 자세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실제로 영국 정부는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들에 대한 백신 접종을 계획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백신 생산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백신은 일반 화학의약품과 달리 살아있는 물질을 다루고 있는 만큼 생산 과정에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국제백신공급기구 코백스(COVAX)가 올해 1분기까지 확보할 수 있는 백신은 5억회분이다. 1인당 2회 접종을 감안하면 전 세계 인구 가운데 3%만 접종이 가능하다.
올해도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은 이어질 것이라는 게 국제금융센터의 예상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에 따라 대중국 고관세 정책은 철회될 수 있지만, 다른 분야에서 중국을 향한 견제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신흥경제부 이치훈 부장과 남경옥 책임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대립 및 균열은 단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향에 기반한 것이 아니다"라며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경쟁자로 부상한 구조적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짚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강제 기술이전 등 문제가 미국의 국가안보와 경제를 위협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 민주당 역시 기술이나 첨단 제조업 같은 전략적 분야와 관련된 대중 압박 조치들에 대해서는 공화당과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통상정책의 목표로 제시한 '미국 중산층 건설'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리쇼어링 정책을 지속할 경우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20여년간 구축된 양국의 상호의존적 경제구조가 해체될 경우 막대한 기회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미국도 적지 않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센터 측은 지적했다.
문제는 양국의 갈등이 글로벌 분열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홍콩과 신장 위구르 등 미국과 중국 사이의 쟁점 이슈에 대해 선진국은 미국을, 신흥국은 중국을 지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분열은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경제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바이든 정부는 확대 재정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 행정부의 바이드노믹스는 경제정책 전환과 글로벌 리더십 복원을 통해 미국 경제의 '더 나은 재건'을 추구하고 있다.
바이드노믹스의 실현을 위해서는 향후 10년간 약 10조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데, 경제 회복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정부부채 증가 등의 부작용도 불가피한 만큼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될 경우 한계상황에 직면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백신 접종에 따라 경기 회복세가 가팔라질 경우 경기부양 정책은 정상화 수순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긴축발작(tantrum) 현상을 막기 위해 정책 정상화는 매우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게 센터 측 견해다.
정상화 과정에서 가계와 기업의 저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증가한 부채를 축소하는 한편 전염병의 재확산 등 불확실성에 대비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경기 부양책의 규모를 줄이더라도 물가와 금리의 급등 가능성이 제한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유동성 공급이 자산 시장의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주호 외환분석부장은 "중앙은행의 무제한적인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통화량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물경제에 미친 효과는 미미했던 반면, 자산시장에서는 곧바로 가격 상승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부동산 시장 역시 실물경제 부진에도 불구하고 과열 양상을 보였다.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효과가 부동산 등 자산 시장만 과열시키는 전반적인 경제 불균형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주택시장 신규 및 기존 주택 판매는 1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주택시장의 가격 동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경제지표인 '케이스-실러Case-Shiller) 주택가격지수'는 2019년 2.8% 상승에 그쳤으나 지난해 8월에는 4.9% 올랐다.
이에 따라 실물과 금융의 괴리를 축소하기 위한 실물경기 회복 방안으로 재정정책 역할에 거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총수요와 고용의 개선을 자극하기 위해 정부가 인프라, 건설 등 공공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새 행정부가 출범했지만 미·중 갈등은 여전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상원을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만큼 '바이드노믹스'는 험로가 예상된다. 각국 정부가 시중에 공급하고 있는 막대한 유동성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자산 '버블'의 위험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1일 국제금융센터는 홈페이지에서 '세계 경제·국제금융시장 2021' 연구서를 공개하고 이같이 강조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올해를 주도할 글로벌 내러티브(narrative)로 △코로나19와 백신 △미국과 중국의 갈등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할 정책 △경기부양 정책의 지속 여부 △글로벌 과잉 유동성의 영향 △글로벌 금융시장의 취약 요인 등 6가지를 꼽았다.
지난해 코로나 바이러스의 출현이 세계 경제와 국제 금융시장을 움직였던 것처럼, 경제학을 동원한 이론적인 해석보다 시장 참여자들의 목소리와 시장 저변에서 흐르는 이야기가 올해도 금융시장의 동향을 이해하는 데 유효할 것이란 의미다.
"코로나 종식, 올해는 어렵다"
실제로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생산한 백신의 경우 -80~-70도의 초저온 보관이 요구된다. 하지만 물류 시스템과 냉동장비 등 콜드체인(cold chain) 관련 인프라는 신흥국은 물론이거니와 선진국에서도 미비한 상황이다.
의약품 교역기구인 파마에어로(Phamra.Aero)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80도 상태로 유통이 가능한 물류기업은 전체 132개 중 15%에 불과했다. 프랭크 판 겔더 파마에어로 최고경영자(CEO) 역시 백신 유통을 위한 전반적인 물류 인프라가 구축되는 데에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백신 출시의 즉시 효과 또한 기대한 만큼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전 국민에게 원활히 배포되는 시점 역시 적어도 1년가량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신중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이유다. 미국의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미국인 대부분이 접종을 받는 시점을 올해 11월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역시 내년이 돼야 역내 전 인구의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백신의 안전성도 뒤늦게 문제가 될 수 있다. 코로나 백신이 전례 없는 속도로 서둘러 개발된 만큼 효능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는 것이다. 각국의 전문가들 역시 이러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최초로 출시되는 백신의 경우 초기 결함으로 인해 예방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국의학협회의 산드라 프라이호퍼 박사도 오한과 두통, 탈진 등 1차 백신 접종 이후 겪을 수 있는 부작용 증상 때문에 2차 접종을 거부하는 이들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백신이 65세 이상 고령자와 미성년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다 자세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실제로 영국 정부는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들에 대한 백신 접종을 계획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백신 생산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백신은 일반 화학의약품과 달리 살아있는 물질을 다루고 있는 만큼 생산 과정에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국제백신공급기구 코백스(COVAX)가 올해 1분기까지 확보할 수 있는 백신은 5억회분이다. 1인당 2회 접종을 감안하면 전 세계 인구 가운데 3%만 접종이 가능하다.
"美中 관계, 방식은 달라도 갈등은 이어진다"
신흥경제부 이치훈 부장과 남경옥 책임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대립 및 균열은 단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향에 기반한 것이 아니다"라며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경쟁자로 부상한 구조적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짚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강제 기술이전 등 문제가 미국의 국가안보와 경제를 위협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 민주당 역시 기술이나 첨단 제조업 같은 전략적 분야와 관련된 대중 압박 조치들에 대해서는 공화당과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통상정책의 목표로 제시한 '미국 중산층 건설'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리쇼어링 정책을 지속할 경우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20여년간 구축된 양국의 상호의존적 경제구조가 해체될 경우 막대한 기회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미국도 적지 않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센터 측은 지적했다.
한편 바이든 정부는 확대 재정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 행정부의 바이드노믹스는 경제정책 전환과 글로벌 리더십 복원을 통해 미국 경제의 '더 나은 재건'을 추구하고 있다.
바이드노믹스의 실현을 위해서는 향후 10년간 약 10조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데, 경제 회복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정부부채 증가 등의 부작용도 불가피한 만큼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될 경우 한계상황에 직면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역대급 돈 풀기 올해도…자산시장 과열 조짐"
올해에도 주요국 정부는 대규모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경제부 김성택 부장과 황원정 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재정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상당한 기간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양적완화(QE) 정상화도 신중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적어도 1~2년 내 통화정책의 기조를 바꿀 정도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백신 접종에 따라 경기 회복세가 가팔라질 경우 경기부양 정책은 정상화 수순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긴축발작(tantrum) 현상을 막기 위해 정책 정상화는 매우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게 센터 측 견해다.
정상화 과정에서 가계와 기업의 저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증가한 부채를 축소하는 한편 전염병의 재확산 등 불확실성에 대비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경기 부양책의 규모를 줄이더라도 물가와 금리의 급등 가능성이 제한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유동성 공급이 자산 시장의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주호 외환분석부장은 "중앙은행의 무제한적인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통화량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물경제에 미친 효과는 미미했던 반면, 자산시장에서는 곧바로 가격 상승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부동산 시장 역시 실물경제 부진에도 불구하고 과열 양상을 보였다.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효과가 부동산 등 자산 시장만 과열시키는 전반적인 경제 불균형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주택시장 신규 및 기존 주택 판매는 1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주택시장의 가격 동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경제지표인 '케이스-실러Case-Shiller) 주택가격지수'는 2019년 2.8% 상승에 그쳤으나 지난해 8월에는 4.9% 올랐다.
이에 따라 실물과 금융의 괴리를 축소하기 위한 실물경기 회복 방안으로 재정정책 역할에 거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총수요와 고용의 개선을 자극하기 위해 정부가 인프라, 건설 등 공공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