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전쟁' 타깃 된 셀트리온·에이치엘비... 주가 15% 급등

2021-02-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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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와의 전쟁' 대상으로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를 지목하며 두 종목의 주가가 급등했다. 미국에서 개인 투자자와 공매도 세력간의 대결이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국내에서도 '게임스톱' 사태가 재현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미국과는 다른 환경이어서 증시에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의 주가가 급등했지만 세부 내용에서는 엇갈린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가 공매도 반대 운동의 대상으로 지목한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4.51%, 7.22% 급등했다. 다만 이날 셀트리온의 상승세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524억원, 1172억원가량을 매수하며 이끌었다. 개인들은 오히려 4387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공매도가 오는 3월까지 금지된 가운데 향후 한투연의 '공매도 전쟁'이 증시에 끼칠 영향력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다만 공매도가 재개될 경우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 등 한투연이 점찍은 종목들에서 공매도 세력이 손실을 볼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매도한 종목의 주가가 상승하면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주식을 사들여 갚는 '쇼트 스퀴즈' 상황에 처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 상승세가 가파를수록 주식을 빌린 공매도 세력의 손실도 커지고,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마진콜(손실 확대로 인한 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도 강해질 수밖에 없다"며 "게임스톱처럼 상승 폭이 가파르다면 증시에도 일부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스톱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68% 오른 325달러를 기록했다. 연초 17달러에 머물던 게임스톱 주가는 불과 한달 만에 1800%가량 폭등했다.

공매도에 대한 뿌리깊은 개인 투자자들의 반감도 파급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의 경우 개인 투자자들이 회사와 함께 장기간 공매도 세력에 대한 싸움을 이어온 것으로 유명하다. 과거 셀트리온 주주들은 공매도 반대 활동을 위해 모금을 진행하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 만나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등 활발한 활동력을 보였다. 적극적인 주주들을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막대한 유동성이 결합하면 공매도 세력들도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한투연의 '공매도 전쟁'이 실제 벌어지더라도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게임스톱은 유통주식의 140%에 달하는 과도한 공매도 주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매도 세력이 채워넣어야 할 주식도 그만큼 많았던 셈이다. 셀트리온의 경우 공매도 잔고 비중이 공매도 금지 조치 전후로 7~9% 수준이었다.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현물 매수에 더해 콜옵션 상품을 적극 활용한 것도 차이를 불러올 수 있다. 한국 역시 개별 주식에 대한 옵션 상품이 존재하지만, 미국처럼 거래량이 활발하진 않다.

개인 투자자들의 '반(反) 공매도 운동'은 증시보다는 오히려 현재 추진되고 있는 금융당국과 정부의 공매도 관련 논의에 더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한투연 측은 성명에서 "불법 공매도가 원천적으로 근절될 수 있는 제도개선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 재개를 운운하는 것은 난파선에 있는 구멍을 수리하기도 전에 배에 타라고 보채는 행위"라며 "공매도 금지 기간을 1년 연장하고 필요한 경우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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