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등으로 변액보험 가입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오히려 변액보험을 해지하는 고객도 역시 늘고 있다. 변액보험 해지가 늘어나면서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 수입보험료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1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변액보험 수입보험료(매출)는 14조2507억원으로 전년 동기(14조8661억원) 대비 4.1%(-6154억원) 감소했다. 수입보험료는 고객이 낸 보험료 합계로, 같은 기간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60%가량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생보사별로 보면 변액보험을 판매하는 국내 22개 생보사 중 15개사(68.2%)의 수입보험료가 2019년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이 기간 삼성생명은 전년 동기 대비 변액보험 수입보험료가 17.5%(6563억원) 줄었다. 이어 한화생명 2734억원(-14.3%), 교보생명 2290억원(-11.0%), KB생명 518억원(-19.8%) 등도 수입보험료가 감소했다.
이처럼 변액보험 이탈이 가속화 된 데에는 증시 급등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7~10년의 만기가 된 변액보험 가입자들이 증시가 급등하면서 수익을 냈을때 변액보험을 해지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변액보험의 경우 고객의 보험료 중 10~15%를 사업비로 떼고 나머지 금액을 변액보험 펀드에 투자한다. 이렇게 사업비를 떼는 기간이 7∼10년 정도다. 이 기간을 넘기면 가입자는 별도 사업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변액보험 해지가 잇따르자 주요 생보사들은 집토끼 사수에 나서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최근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에서 "변액보험은 비과세 상품으로 저금리 시대 적합한데 고객들은 가입 10년 후 만기가 됐다고, 혹은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는 이유로 해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부의 양극화가 코로나19 이후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세금 부담은 계속 늘 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과세 혜택까지 고려해 변액보험의 수익률을 생각해야 한다는 취지다. 변액보험은 계약을 10년 이상 유지하면 해외상품에 투자하더라도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연금저축펀드나 신탁은 과세이연 효과만 있을 뿐이고, 연금을 수령할 때 연금소득세(3.3~5.5%)도 내야 한다. 박 회장은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성격이 급하면 안 된다"며 "부자로 살려면 성격이 급한 사람들이 실수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인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을 가장 많이 팔고 있는 생보사다.
다른 생보사 한 관계자는 "변액보험 해지가 잇따르면서 해지를 고민하는 고객들을 설득하기 위해 해외주식으로 갈아탈 수 있는 방안 등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며 "목돈이 필요해 해지를 고민하는 고객에게는 보험계약대출 등 다른 방안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