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는 1953년 최종건 SK그룹 창업주가 설립한 선경직물이 전신이다. 직물사업의 특성상 해외무역에 방점을 둔 종합상사로서 성장해왔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도 선경인더스트리로 입사해 1996년 선경에서 해외사업을 전담했고, SK유통 대표이사 부회장도 지낸 이력이 있다.
하지만 교복부터 해외패션, 온라인쇼핑, 휴대폰유통, 호텔사업까지 다양한 영역에 손을 뻗다 보니 SK네트웍스라면 딱 떠오르는 주력 사업이 전무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 지난해 SK네트웍스는 비핵심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한다. 특히 그동안 보유했던 SK주유소 320곳의 부지와 건물, 임차권 등을 코람코자산신탁과 현대오일뱅크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1조3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잇단 자산 매각으로 마련한 자금은 신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는 차량·가전 렌털 업체인 SK렌터카와 SK매직을 양대 핵심사업으로 삼았다.
2019년 AJ렌터카를 3000억원에 인수해 SK렌터카와 합병하면서, SK네트웍스는 렌터카를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 공유 기업’의 면모를 다졌다. 또 다른 한 축은 SK매직을 앞세워 ‘생활가전 공유 기업’의 면모를 갖춘 것이다.
SK네트웍스는 최근 서울 강동구 길동에 현대차그룹과 협업해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 충전소 및 복합문화공간 ‘길동 채움’을 오픈했다. 이곳에는 SK매직의 브랜드숍 ‘it’s magic(잇츠매직)’도 입점해 오는 4월 정식개점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혹여 비자금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게 되더라도, SK네트웍스가 추구하는 신사업인 ‘공유경제’ 비전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미 최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기획실장이 지난 연말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으로 신설된 직책인 ‘사업총괄’을 맡아, 사실상 최 회장의 부재를 대비한 상태다.
1981년 10월생으로 올해 만 39세인 최성환 총괄은 중국 상하이 푸단대에서 중국어학을 배운 뒤 런던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을 밟았다. 지난 2009년 SK에 입사해 SKC 회장실 담당 임원과 SK㈜ 사업지원담당, 글로벌사업 개발실장 등을 지낸 뒤 SK㈜ BM혁신실 임원 겸 SK네트웍스 기획실장을 맡았다.
특히 최 총괄은 SK그룹 3세 중 지주사인 SK㈜의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 향후 그룹 지배력도 주목된다. 오너 일가 전체로 보면 최태원 SK 회장과 최 회장의 여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남동생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다음으로 많다.
SK네트웍스 측은 “사업총괄은 산하에 둔 조직 신성장추진본부를 통해 투자관리, 인수합병(M&A) 등 분야에 관한 기능을 수행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 총괄은 SK네트웍스가 매각해 확보한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사업형 투자회사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