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야구선수 이대호가 롯데 자이언츠와 FA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연봉 대비 아쉬운 성적, 선수협 판공비 셀프 인상 논란 등 싸늘한 여론 속에서 롯데와의 FA 협상까지 난항을 겪으며 표류하는 듯했지만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되며 롯데에서 현직 생활을 마감할 수 있게 됐다.
이대호는 29일 2년 총액 26억 원 FA 계약을 맺고 롯데 자이언츠에 잔류했다. 계약금 8억 원, 연봉 8억 원, 우승 옵션 매년 1억 원이다.
이대호는 구단을 통해 "2년 내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뒤 현역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계약을 마친 이대호는 2월 1일부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되는 2021년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대호는 지난 시즌으로 4년간 150억 원 규모의 FA 계약이 종료됐다. 롯데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선수였지만 곧바로 재계약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했었다.
이대호는 지난 4년 간 565경기에서 타율 0.308, 107홈런, 43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79를 기록했다. 150억 거액 몸값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특히 지난해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 시절 '판공비 셀프 인상' 논란이 불거지며 비판 여론의 중심에 서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사퇴했다.
침묵으로 일관하던 이대호 선수는 지난 24일 스포츠 전문기자 이영미가 진행하는 '이영미TV'에 출연해 롯데와의 FA 협상과 관련한 소신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FA를 신청하면서 다른 팀에 간다고 생각 안 했고, 어쨌든 롯데랑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재계약에 대해) 롯데가 이야기조차 없었다. 어차피 FA는 선수의 권리니까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선수, 구단 선수들 계약도 마쳐야 하고 저를 마지막에 생각하고 계시는 거 같아서... 저는 1월 이후에 (재계약 논의가) 시작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약기간이나 연봉 이런 거에 신경 안 쓰이고 제가 이때까지 한국 야구 롯데에 이바지한 자존심이라는 게 있다"고 롯데맨으로써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구단에서 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듣고 싶은 말, 롯데라는 구단이 이대호라는 선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냐 그 마음이 저를 잡으면 (계약기간이나 연봉) 신경 안 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