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가 끌어올린 '아파텔' 인기…가격 인상 가파르다

2021-01-2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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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아파트 금융대출 옥죄자 규제 덜한 아파텔 사자 심리↑

"빚도 능력"...대출 레버리지 최대한 활용하려는 젊은층 수요 늘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위치한 오피스텔 전경. [사진= 상가정보연구소 제공]


정부가 아파트 가격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금융권 주택담보대출(LTV), 전세대출 등을 옥죄면서 시중에서 아파텔(주거형 오피스텔) 가격이 가파르게 인상되는 '규제의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업무시설에 해당돼 아파트에 적용되는 LTV,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지역에 상관없이 분양가의 최대 70%까지 대출이 가능해 수요가 몰리면서 아파트 가격보다 오피스텔의 분양가·매매가가 동반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거용 아파텔 인기가 높아지면서 가격이 인근 아파트 단지를 역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아파텔은 거실·주방·방 2개 이상을 갖춰 4인 가족 거주가 가능하지만 각종 대출, 자금조달계획서, 청약 등 규제가 덜해 초기 진입장벽이 낮다. 최근 아파트 취득에 규제가 집중되면서 자금동원력이 약한 3040세대가 아파텔을 대체재로 선택하고 있다.

시중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인상도 가파르다. 서울 양천구 목동파라곤 오피스텔 전용 104㎡는 지난달 18일 16억95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10월 16억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뒤 약 두달 만에 9500만원이 오른 금액으로, 이는 인근 목동트윈빌(전용 113㎡) 아파트와 비교해 4억9500만원 더 비싸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포레나 광교 전용 84㎡는 최근 12억~13억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분양가(약 6억원) 대비 무려 2배나 올랐다. 인근 광교 중흥S클래스, 광교 아이파크 아파트(전용 116~119㎡) 가격인 16억~17억선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남시 학암동 위례 지웰푸르지오 오피스텔 전용 84㎡는 지난 15일 12억5000만원(8층)원에 신고가를 쓰면서 일주일 만에 1억8000만원이나 올랐다. 현재 호가는 13억원선이다. 오피스텔이지만 7개동으로 대단지 아파트와 규모가 같고 인근에 스타필드 쇼핑몰과 학교가 밀집해 주거 선호도가 높다. 고양시 일산서구 힐스테이트 일산 오피스텔 전용 84㎡도 최근 10억4000만원에 거래돼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1~2억원가량 비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피스텔 분양가가 아파트 분양가를 웃도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GS건설이 경기 성남시 고등지구에서 분양한 판교밸리자이 오피스텔 전용 84㎡ 분양가는 9억5000만~10억6000만원 수준으로, 동시에 분양한 판교밸리자이 아파트(전용 84㎡) 분양가(6억3000만~8억5000만원)보다 약 3억원이 비싸다. 오피스텔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단지 시세(호반써밋판교밸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된 탓이다. 같은 시기 서울 도봉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도봉역웰가 역시 분양가(84㎡)가 인근 아파트(래미안도봉) 최고가(7억2000만원)와 비슷한 7억3000~7억80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아파트는 분양가가 9억원이 넘을 경우 중도금 대출이 안돼 자금계획을 꼼꼼하게 세워야 하지만 오피스텔은 분양가가 9억원이 넘더라도 계약금의 10%(약 9000만원)만 있으면 중도금 대출이 무이자로 최대 70%까지 가능해 대출 레버리지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젊은층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다"면서 "다만 오피스텔은 분양가 규제가 없다 보니 분양가에 이미 주변 최고가 시세가 반영된 경우가 많아 아파트처럼 로또청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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