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자 쇼트트랙 간판인 심석희 선수를 상습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가 1심에서 징역 10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방법원 형사15부(조휴옥 부장판사)는 21일 조씨에게 징역 10년6개월을 선고했다. 20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7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0월과 12월 열린 두 차례 결심공판에서 징역 20년 중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취업 제한 10년·보호관찰 5년·거주지 제한 등을 함께 선고해달라고 했다.
조씨는 재판 내내 성폭행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지도 과정에서 폭행이나 폭언을 한 건 인정하나 훈육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성범죄는 저지른 적은 없다"고 주장해왔다.
조씨는 심 선수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 8월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직전인 2017년 12월까지 3년 넘게 태릉·진천선수촌과 한국체육대학 빙상장 등에서 7곳에서 30회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강제로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번 사건은 심 선수가 지난 2018년 12월 조씨 성범죄를 고소하며 알려졌고 '스포츠계 미투'를 촉발했다. 수사에 들어간 검찰은 이듬해인 2019년 6월 조씨를 재판에 넘겼다. 심 선수 미성년자 시절 혐의는 형량이 더 무거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을 적용했다.
조씨는 이와 별개로 심 선수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도 재판을 받았다. 지난 2019년 1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돼 복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