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미얀마 '소액대출' 시장 진출 경쟁 치열

2021-01-1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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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기업銀 잇단 진출…현지 '법인인가'는 최초

산은, 이달 양곤점 개점…제2의 베트남 선점 경쟁

기진출 은행들도 소매금융 주력 "최근 순익 급증"

신남방지역 요충지로 미얀마가 부상하면서 국내 은행들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30일 현지법인 설립 최종인가를 획득한 'IBK미얀마은행' 본점 앞에서 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기업은행 제공]

[데일리동방] 금융그룹들이 신년 경영목표 중 하나로 글로벌사업을 한 목소리로 강조한 가운데, 은행권의 올 최대 격전지로 미얀마가 지목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해외영업이 다소 주춤했으나 시중은행 뿐만 아니라 국책은행들까지 현지 금융당국의 인가를 잇따라 획득하면서 이미 진출한 은행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지난해부터 해외 출장길이 막히는 등 금융그룹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해외 영업에 타격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신남방지역을 중심으로 은행권 글로벌사업은 지속됐고, 소매금융·소액대출을 겨냥한 미얀마 시장으로의 진출이 활발히 전개됐다.

은행들이 제2의 베트남으로 미얀마를 꼽는 이유는 동남아 국가 중 높은 수준의 경제 성장률과 성장 잠재력에 있다. 또 중국-인도-태국 등 아세안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이미 수년 전 미얀마에 진출, 소액대출 법인과 사무소·출장소 형태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소액대출 현지 법인들의 순이익은 은행별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더라도 증가율 만큼은 급증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 공시자료를 종합해보면 우리은행의 우리파이낸스미얀마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31억원의 순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 증가했고, 전년도 총순익 16억원을 훨씬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의 하나마이크로파이낸스는 같은 기간 53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전년 동기 보다 103% 끌어 올렸고, 전년도 40억원의 실적을 초과 달성한 상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4월 예비인가 이후 9개월여의 기간을 거쳐 작년 말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법인 설립에 대한 최종 인가를 받았다. 미얀마에서 은행업 현지법인 설립 인가를 획득한 최초의 국내 은행에 해당한다. 현지에서도 외국계은행 중 첫 현지법인 설립이란 기록을 세웠다.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상중인 국민은행은 "디지털금융에 주력해 현지 주택금융 전문은행으로서 입지를 다질 것"이라며 "한국과 미얀마 양국 간 경제교류 확대는 물론 미얀마 정부의 SOC 확충 정책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에 이어 IBK기업은행도 지난달 미얀마 중앙은행의 현지법인 설립 최종 인가를 획득했다. 이달 중 IBK미얀마은행이 출범할 예정으로,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의 금융거래 지원과 외환 등 그간 어려움을 겪은 서비스를 국내와 동일한 수준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현지 기업들과 소매금융 등 사업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KDB산업은행은 지점 설립 최종인가를 받아 이달 7일 미얀마 양곤지점을 개설했다. 예비인가를 받은 지 9개월 만의 성과로, 산업은행은 정부의 신남방정책 기조에 맞춰 동남아권 영업망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기업부문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인프라 금융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국내 기업의 미얀마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준비해온 인가 작업을 모두 마치면서 미얀마 양곤 등 현지의 고객확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실적의 절대적 비중은 적더라도 빠르게 늘어가는 영업망 확충에 따라 수익창출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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