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이동걸 회장은 온라인 신년간담회를 열고 "쌍용차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며 "쌍용차의 새로운 대주주와 협상 결과, 사업성을 인정할 만하다면 이에 상응하는 대출 지원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의 상황이 절박하다고 호소한 이 회장은 거듭 '이번이 마지막 지원'임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다만 두 가지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지원 요건을 제시했다. 이날 산은 측이 제시한 세부 안은 △단체 협약을 1년 단위에서 3년 단위로 늘려서 계획할 것 △흑자가 나오기 전까지 일체의 쟁의 행위를 중단할 것 등이다.
이 회장은 "이 두 가지 조건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산은은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구조조정 기업이 정상화하기 전에, 흑자도 되기 전에 매년 노사협상한다고 파업하는 자해행위를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이 딜이 종료되는 한 추가 지원은 없을 것인데, 쌍용차 노사의 불협화음으로 인한 자해행위는 없어야겠다는 생각에서 1년에서 3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의 잠재 투자자는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 오토모티브가 유력하다. 이 회장은 "현재 잠재적 투자자와 신규 투자 유치가 진행 중"이라며 "산은은 사업성 평가와 경영정상화 방안 등 투자자 측 제안이 제출되면 자금지원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현재 채권단과 쌍용차, 대주주 마힌드라, 유력한 지분 매수자인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 오토모티브가 참여한 협의체를 구성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30일 처음 미팅을 가졌고, 이날 오후 2차 만남을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제시된 내용은 쌍용차와 마힌드라 측에도 전달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과 관련해서는 "현재 실사와 PIM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어 인수·합병은 차질없을 것"이라며 "큰 위험요인이나 복병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은 "인수·합병 시나리오의 대전제는 내년 여름쯤 항공업이 정상화된다는 가정하에 실시했다"며 "만약 백신이 잘 보급돼 코로나가 조기 종식되면 비용도 절감될 수 있지만, 지연될 경우 여름 이후에도 정상화가 안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회장은 "1월 중 16개 국가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라며 "향후 통합해도 세계 10위 수준, 2019년 말 양사 운송량을 합산해도 세계 7위권에 불과해 큰 염려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쟁 제한은 노선별로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국적항공사가 주로 대도시에 노선이 많고 경쟁이 극심해 독과점 논란이 생길 일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위한 정관 변경에 국민연금이 반대한 것에 대해 이 회장은 "(대한항공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지분 가치가 많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반대 의견을 낸 것에 '왜 그랬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은 입장에서는 (항공사 통합) 명분이 퇴색했다고 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에 대한 의결권 행사 위원회 문제에 대해선 "기업가치 향상과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자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중 반영이 가능한 부분에선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