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전 세계 시장에서 708만2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는 양사의 지난해 판매 실적(635만851대)보다 11.5%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코로나19로 전례없는 위기에 직면했지만, 올해 백신 접종 등으로 사태 안정화가 기대되는 만큼 손익 최적화, 시장별 전략 정교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완성차 5개사, 700만대선 '붕괴'
지난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글로벌 판매 대수는 694만2886대로, 700만대 아래로 주저앉았다. 이는 2019년(792만7515대) 대비 12.4% 감소한 수치다. 2015년 처음으로 900만대를 돌파했던 완성차 5개사의 글로벌 판매량은 2019년 800만대를 밑돈 데 이어, 지난해 700만대 선도 깨졌다.
현대차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374만3514대로 2019년 대비 15.4% 줄었다. 기아차 역시 260만7337대를 기록해 2019년 대비 5.9% 판매가 감소했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위축된 탓에 수출이 감소하며, 전체 판매 규모가 줄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에서 78만7854대, 해외에서 295만5660대를 판매했다. 2019년과 비교해 국내 판매는 6.2% 증가했지만, 해외 판매는 19.8% 감소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국내에서 55만2400대, 해외에서 205만4937대를 팔았다. 2019년과 비교해 국내 판매는 6.2% 증가한 반면, 해외는 8.7% 줄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708만2000대 판매 목표를 앞세워 재도약에 나선다. 특히 올해를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위한 원년으로 삼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가 적용된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차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등 차세대 전기차 3종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권역별 판매 손익을 최적화하고, 시장별 판매 전략을 정교화하는 등 유연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판매 회복과 수익성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도 지난해 줄줄이 판매 실적 감소를 겪었다. 한국GM은 지난해 총 36만8453대를 판매해 2019년에 비해 11.7% 판매가 줄었다. 내수는 8만2954대로 2019년보다 8.5% 증가했지만, 수출이 28만5499대로 16.2% 감소했다. 한국GM은 올해 6종(캐딜락 브랜드 포함)이 넘는 신차를 투입해 실적 반등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의 지난해 판매는 총 11만6166대로, 2019년 대비 34.5% 감소했다. 내수 9만5939대, 수출 2만227대를 기록, 내수는 2019년 대비 10.5% 증가했지만, 수출은 77.7% 급감했다. 르노삼성은 올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 수출 확대 등을 통해 수출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미 지난달 25일 XM3 750대가 첫번째 유럽 수출 길에 올랐다.
지난해 총 10만7416대를 팔아 2019년보다 20.6% 실적 감소를 기록한 쌍용차도 올해 지속적으로 제품 개선 모델을 출시해 판매 회복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쌍용차의 지난해 국내 판매는 8만7888대로 2019년보다 18.5% 감소했고, 수출은 1만9528대로 22.3% 줄었다.
한편, 쌍용차는 지난달 21일 장기간 이어져 온 유동성 위기에 새 주인찾기까지 난항을 겪으며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2월 28일까지 보류하기로 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신규 투자자와의 매각 협상 등의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