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기획조정국서 '독립안' 마련 위한 연구 돌입

2021-01-12 14:54
  • 글자크기 설정

금감원, 향후 국회 설득 위해 기조국 활용…금융위, 당근·채찍 활용 금감원 달래기

금융감독원이 자체 독립을 포함한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금감원은 기존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으로 분할된 감독권한을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존 금감원의 예산과 집행에 대한 감독권을 보유하고 있는 금융위는 금감원 독립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양 기관의 갈등이 첨예화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왼쪽부터)윤석헌 금감원장과 은성수 금융위원장.[사진=연합뉴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금감원 독립을 골자로 한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을 확정하기 위해 기획·경영부문 산하 기획조정국(기조국)에 관련 연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조국은 국내·외 금융감독체계에 대한 자료조사와 연구, 관련 법령 검토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은 물론 금감원 독립의 세부 방안들까지 검토할 계획이다.
금감원 독립안 마련에 기획조정국이 선정된 데에는 향후 국회 설득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기조국의 업무는 금감원의 조직과 예산 관리를 포함해 국회 등 대외업무를 주관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조국이 금감원 독립안을 확정하면 큰 변동 없이 금감원장의 재가 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국회 설득과 이슈화를 위해 기조국을 적극 활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독립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금융위는 금감원에 대해 강온 양면책을 번갈아가면서 쓰고 있다.

우선 금융위는 금감원의 올해 예산을 전년 대비 0.8% 인상한 3659억5400만원으로 결정했다. 금융위가 금감원의 예산을 인상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금감원 설득을 위한 포석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이 고조될 때 금감원의 예산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사태 등으로 갈등을 빚었던 지난 2018년과 2019년 금감원 예산을 각각 전년 대비 1.1%, 2% 삭감했다.

금융위는 대신 심사중단제도 개선 등 금감원의 제재 수위를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 6일 '금융산업의 혁신과 역동성 제고를 위한 간담회'에서 심사중단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심사중단제도는 대주주에 대한 법적소송이나 사정기관의 조사 및 검사 등이 진행 중이면 종료 때까지 인·허가나 대주주 변경승인 심사절차를 중단할 수 있는 것이다. 금융시스템의 법적 안정성 제고를 위한 장치다. 심사중단제도가 개선되면 이들 금융사의 신사업 인허가 중단도 해제돼, 금감원의 제재의 영향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금융위는 또 경직적인 과태료 부과 관행 개선도 추진한다. 금감원이 공시 누락 등 경미한 금융 사건에 과도한 징계를 내리지 못하게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본격적으로 독립안 확정을 서두르면서 금융위와의 갈등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국회가 양 기관 중 어느곳의 손을 들어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