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와 부의 상징인 흰 소의 해를 맞은 코스피가 2990선에 안착하며 새해 첫 거래일에 이어 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아직 지수 상승 동력이 남아있는 만큼 곧 3000선 등극이 머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6.12포인트(1.57%) 오른 2990.57로 마감하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수는 전장보다 0.78포인트(0.03%) 내린 2943.67로 출발해 보합세를 보였으나 오후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집중되며 반등했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85억원어치를 사들였던 개인 투자자들은 이날도 7258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095억원, 5387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 거래일보다 8.14포인트(0.83%) 오른 985.76을 기록하며 1000선 고지를 눈앞에 뒀다. 코스닥시장의 상승세 역시 개인투자자들이 이끌었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시장에서 471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각각 1333억원, 2876억원을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는 대형주 중심의 상승장세가 1월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주가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 수출액은 반도체 수출액 상승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12.6% 증가한 약 514억 달러를 기록했다.
나정환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반도체, 컴퓨터 등 IT 부문 수출이 호실적을 달성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2021년에도 IT 부문 수출 호조는 지속되고, 제조업의 고정자산투자 확대가 기대되면서 한국의 수출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빠른 상승세에 따른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20조원까지 늘어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향후 주가 급락을 부를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투자지표들을 고려해 보면 현재 지수 수준이 고점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일부 지표들이 이상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과거 강세장과 비교해 보면 과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정량화 가능한 14개 지표 중 GDP 대비 시가총액,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증권사의 매수·매도 추천 비율 등 3가지 지표만이 고점 도달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과거 강세장과 비교했을 때는 안정적인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문 연구원은 "1980년대 이후 6번의 강세장의 평균 지속기간은 30개월로, 지속 기간 측면에서도 현재 증시를 고점이라 판단하기 어렵다"며 "또한 국내 기준으로 전년 동일 시점 대비 3배 이상 상승한 고객예탁금도 시장을 밀어올릴 수 있는 잠재적 화력"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