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 호황을 누렸다. ‘집밥’이 대세로 등극하며 가정간편식(HMR) 시대가 본격화됐다. 라면 수요도 급증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집밥 수요 늘자 HMR 판매 ‘껑충’
코로나19는 우리의 식생활에 변화를 가져왔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 제한,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의 영향으로 집밥 수요가 늘었다.
국내 HMR 시장은 2016년 2조2700억원에서 지난해 3조5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2022년 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SSG닷컴이 올 1월부터 11월까지 HMR 매출을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75.2% 늘었다.
HMR 시장 확대에 식품업체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동원F&B는 ‘양반’ 브랜드를 앞세워국·탕·찌개 제품을 내놓으며 HMR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CJ제일제당은 가공식품 이미지 때문에 건강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건강간편식 ‘더비비고’를 선보였다.
식품업체들도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1분기 2759억원, 2분기 3849억원로 전년 대비 각각 54.1%, 119.5% 상승한 수치다. 3분기에는 창사 이래 최대 금액인 4021억원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늘었다. ‘비비고 국물요리’ 시리즈는 올해 매출 2000억원을 달성했다. 4분기 영업이익도 3247억원으로 20.35% 증가할 전망이다. 동원F&B도 누적 매출액 2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연 매출 3조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올 3분기 영업이익도 43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보다 23.64% 증가했다.
◇라면업계 사상 최대 실적 눈앞
라면 시장도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 1위 농심은 3분기 만에 매출 2조원, 영업이익 134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농심의 올해 해외 총매출(수출+해외법인매출)은 9억9000만 달러(약 1조1244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뚜기도 3분기 누적 매출 1조9677억원, 영업이익 1886억원을 기록했고, 삼양식품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4975억원으로 지난해 전체(5436억원)에 육박했다.
라면 3사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14.7% 늘어난 4조472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라면 3사의 전체 매출이 5조200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사상 최대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이미 지난해 3054억원을 크게 웃도는 383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라면 수출액은 약 6억 달러(약 6527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관세청 통계를 보면 올해 1~11월 라면 수출액은 5억4972만 달러(약 5978억)로 지난해 동기보다 28.4% 늘었다. 이미 지난 한 해 수출액인 4억6700만 달러(약 5078억원)을 넘었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된다면 라면 업체들의 실적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커지는 온라인 식품시장…자사몰 강화하는 업계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10월 온라인 식품시장 거래액은 34조6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0.3% 증가했다. 이는 음·식료품, 농·축·수산물, 음식 서비스(피자·치킨 등 배달 서비스)의 인터넷·모바일쇼핑 거래액 기준이다.
온라인 식품시장 거래액은 2017년 13조2000억원에서 2018년 18조7000억원, 2019년 26조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4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식품회사들은 온라인 사업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동원그룹은 최근 동원F&B 온라인사업부의 식품 전문 쇼핑몰(동원몰)과 동원홈푸드 HMR사업부의 온라인 장보기 마켓(더반찬&), 동원홈푸드 금천사업부의 축산 온라인몰(금천미트)을 동원홈푸드 온라인사업 부문으로 합쳤다.
한국야쿠르트는 이달 중순 기존 온라인몰 ‘하이프레시’를 대폭 확대한 온라인 통합 플랫폼 ‘프레딧’을 선보였다. 이곳에서 유제품, 건강기능식품, 신선식품, 화장품·여성 및 유아용품, 생활용품 등을 함께 판매한다.
CJ제일제당은 자사몰 CJ더마켓의 유료 회원제 더프라임을 개편했다. 직접 결제해야 하는 회원비 결제방식을 자동 결제로 바꿨다. 매달 8회 5% 추가 할인을 무제한 7% 할인으로 혜택을 늘렸다. 월 3회 무료배송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식품기업들이 수혜를 봤지만 내년에는 백신 등의 영향으로 외식 트렌드의 내식화가 역전될 수 있다”며 “결국 제품 품질과 마케팅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