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정부청사 출입과 행정업무용 시스템 로그인에 모두 쓸 수 있는 '모바일 공무원증'이 도입된다. 이 사업에 관심이 높은 문재인 대통령이 모바일 공무원증 1호 발급·사용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공무원증 하나로 청사와 스마트워크센터 출입, 전자결재시스템과 공직자통합메일 등 업무시스템 접속, 외부 서비스인 지자체 공유자전거와 도서관 이용이 가능해진다.
온·오프라인 통합형 신원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신분증은 정부가 나서서 강조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걸맞는 디지털 경제 체제로의 전환'에도 필수 요소다. 이를 염두에 두고 보면 모바일 공무원증 도입이 경제체제 전환의 출발로 인식될 수도 있다.
이렇듯 문재인 정부가 기획한 국가전략상 모바일 신분증 도입 정책이 갖는 중요도와 상징성이 높은 만큼, 내년초 모바일 공무원증 첫 발급 시점에 개최되는 정부 행사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것이란 관측이 업계로부터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IT업계 임원은 "내년초 모바일 공무원증 발급 시작을 기념하기 위한 정부 공식행사가 개최되고,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모바일 공무원증 1호 발급 대상자로 참석할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한 문의에 "확인은 어렵다"며 "부처의 희망사항같다"고 답했지만, 이론적으로는 가능한 얘기다. 모바일 공무원증은 중앙행정기관 국가공무원에게 발급되는데, 이 범주에 대통령이 제외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인사혁신처가 보급·관리하는 전자인사관리시스템 'e사람'을 도입한 72개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약 30만명이 모바일 공무원증 발급 대상이다. 청와대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주요 위원회도 e사람을 사용하고 있다.
인사혁신처 측은 "내년부터 e사람 행정망 이용 공무원에게 모바일 공무원증을 발급하고 점차 (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며 "사업 준비단계이다보니 구체적으로 발급 수량이나 대상을 DB화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 기존 IC카드형 플라스틱 공무원증을 쓰는 이들은 모바일 공무원증도 쓸 수 있다. 기존 공무원증에 담긴 정보가 모바일 공무원증에 똑같이 들어간다. 기존 공무원증은 대통령이나 지자체장 등 선출직 공무원들에게도 발급돼 있다.
하지만 정부는 대통령의 모바일 공무원증 발급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는 눈치다. 모바일 공무원증과 관련된 공식 행사가 추진된다면, 실제 도입 주체인 행정안전부나 인사혁신처가 주최할 가능성이 높다. 두 부처 담당자들은 관련 문의에 "확인이 어렵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모바일 공무원증을 발급받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조차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다.
IT서비스 기업 LG CNS와 보안소프트웨어기업 라온시큐어의 컨소시엄이 모바일 공무원증 발급·사용을 위한 기반 시스템 구축 사업을 맡아 수행하고 있다. 사업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시스템 구축은 30일까지 완료돼야 한다.
모바일 공무원증 서비스 운영을 위한 시스템에는 LG CNS의 블록체인 기술과 라온시큐어의 분산신원확인(DID) 기술이 적용된다. 이 시스템은 향후 추진될 모바일 운전면허증 등 후속 모바일 신분증 관련 사업의 기반과도 연동될 수 있다.
당초 정부는 연내 모바일 신원확인 시스템을 공무원증, 내년 장애인용 복지카드, 내후년 운전면허증에 순차 적용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올해 7월 디지털뉴딜 정책을 발표하며 모바일 운전면허증 도입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앞당겼다.
정작 모바일 공무원증 서비스 시기는 늦춰졌다. 인사혁신처는 당초 계획된 일정에 비해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하고 운영에 들어가기까지 좀 더 시간이 걸려 실제 모바일 공무원증 신청·발급이 내년 1월 중순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공무원증 신청·발급·서비스는 정부세종청사 국가공무원 1만여명을 대상으로 시작되고 서울·과천·대전청사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추후 교육·소방·지자체 등 약 100만명의 국가·지방공무원 대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