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러데이퓨처, 중국서 첫 전기차모델 'FF91' 양산하나···
중국 상하이증권보 등에 따르면 패러데이퓨처는 지난 14일 광둥성 주하이에 파파자동차(法法汽車)라는 법인을 신설했다. 등록자본은 2억5000만 달러(약 2771억원)로, 신에너지차 생산 판매·전기차 충전설비 등이 주력사업이다.
창업주인 자웨팅이 무리한 기업 확장으로 부채난에 빠지면서 패러데이퓨처도 자금 위기를 겪었기 때문이다. 올해 7월에야 비로소 자웨팅이 미국서 개인파산을 선언하고 패러데이퓨처 지분을 몽땅 내다팔며 자금 위기는 사실상 일단락됐다.
이후 패러데이퓨처는 미국 종금사 버치 레이크와 뉴욕 사모펀드 ATW 파트너스로부터 최대 4500만 달러의 브리지론(개발사업 초기의 단기 자금대여)을 지원받으며 다시 FF91 출시에 속도를 냈다. 최근 패러데이퓨처는 공식 웨이보를 통해 FF91 시생산 동영상 등을 게재하기도 했다.
카스텐 브레이트벨트 패러데이퓨처 CEO도 지난해말 베이징을 직접 찾아 FF91의 중국내 양산 계획을 추진해 왔다. 본래 미국 캘리포니아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었던 FF91도 결국은 아시아 지역 위탁생산으로 전환한 상태다.
이는 그만큼 중국 전기차 시장이 놓칠 수 없는 거대한 시장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올해 11월 중국 신에너지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40% 증가한 17만1000대에 달했다. 올해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비 2.9% 하락한 90만5000대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나름 선방했다. 추이둥수 CPCA 회장은 올해 중국 신에너지차 승용차 판매량이 113만대에 달해 내년엔 15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FF91이 과연 중국 소비자에게 먹힐 지는 별개의 문제다. FF91은 '고급 전기차'로 중국과 미국내 판매가는 각각 200만 위안, 20만 달러로 책정됐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2억~3억원으로,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다.
장샹(張翔) 중국 자동차 전문 애널리스트는 "패러데이퓨처가 미국 전기차 회사지만, 사실은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과 별 차이가 없어 이 가격으로는 중국에서 팔리기 힘들 것"이라며 4분의 1 수준인 최대 50만 위안을 적정 판매가로 제시했다.
게다가 현재 FF91은 여전히 시생산 단계에 있어서, 실제로 언제쯤 양산과 판매로 이어질지도 불확실하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 자웨팅 존재감 여전···中으로 '금의환향' 꿈꾸나
파파자동차의 설립이 사실상 자웨팅의 귀환을 알리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패러데이퓨처에 여전히 자웨팅의 그림자가 남아있는 탓이다. 자웨팅이 파파자동차를 앞세워 사실상 중국으로의 '금의환향'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파파자동차 지분 100%를 가진 모기업 패러데이퓨처(홍콩)의 이사 왕자웨이가 현재 파파자동차 회장이다. 왕자웨이는 다름 아닌 자웨팅의 사위다. 게다가 왕자웨이는 패러데이퓨처의 최고재무경영자(CFO)도 맡고 있다. 앞서 자웨팅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패러데이퓨처 지분도 왕자웨이에게 넘긴 걸로 알려졌다.
자웨팅도 줄곧 중국시장 진출을 언급해왔다. 지난 7월 자웨팅은 패러데이퓨처가 미국과 중국 시장 두 곳을 공략하는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하는 게 자신의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자웨팅은 앞서 중국에서 러에코(중국명·러스왕·樂視網)라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부를 거머쥐었다.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에서 시작해 ‘중국판 넷플릭스’라는 별명을 얻으며 스마트폰, TV, 전기차, 영화, 금융업까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한때 중국 인터넷기업 3인방인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의 뒤를 이를 전도유망한 기업으로 주목받으며 ‘벤처계 신화’로 불렸다.
하지만 과도한 욕심은 화를 불렀다. 러에코의 욕심은 M&A 실패, 채무상환 위기, 자산동결, 창업주 퇴진으로 이어졌다. 결국 자웨팅은 2017년 여름 100억 위안이 넘는 채무를 피해 미국으로 사실상 '도주'했고, 중국 법원 '블랙리스트'에도 이름이 올라갔다. 러에코는 지난 7월 중국 창업판 증시에서 완전히 퇴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