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중국 시나재경 등에 따르면 선전증권거래소는 14일 부로 러스왕의 주식 상장을 폐지를 결정했다.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계속되는 경영 악화로 ‘회생불가’ 판정을 받은 셈이다.
사실 러스왕의 상장 폐지는 예견됐던 것이다. 이미 지난해 5월 계속되는 실적악화로 거래 정지를 당했다. '선전증권거래소 창업판 주식 상장규칙'에 따르면 상장사의 최근 분기 재무회계보고서에서 순자산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선전증권거래소가 해당 기업의 주식 거래를 일시 중단할 수 있다.
러스왕의 몰락은 자웨팅 창업자의 무리한 문어발식 사업확장 탓이 크다.
자웨팅은 스마트폰과 전기자동차, 스포츠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를 감행해왔다. 2016년 6월 스마트폰 제조업체 쿨패드를 인수했고, 7월 미국의 TV업계 2위 비지오(Vizio) 인수를 추진하는 등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쳐왔다. 당시 자웨팅은 검정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애플에 도전장을 내밀어 중국의 ‘스티븐 잡스’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의 재무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모한 차입으로 문어발식 확장에만 집중한 그는 2017년부터 회사를 자금난에 시달리게 했다. 결국 그해 5월 자웨팅은 러에코 CEO 자리에서 물러났고, 뒤이어 7월 러스왕 회장직에서도 물러났다. 2004년 창업한 러에코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해 말 채무불이행 명단에 이름을 올린 자웨팅은 은행예금 130만 위안과 러스왕의 주식 10억주를 압류 당했다. 결국 러스왕은 증권시장에서 거래가 중단됐고 수낙차이나의 쑨훙빈 회장 긴급 자금 수혈로 2018년 초 9개월만에 복귀했지만 지난해 5월 또 다시 거래가 중단됐다.
자웨팅은 지금도 러스왕의 지분 23%를 가진 최대주주이이나 류옌펑 현재 러스왕 회장의 자금 지원 요청에 난색을 보였다고 시나재경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