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올해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사상 최대치인 140조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기업이 올 들어 중국 본토와 홍콩, 미국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나 2차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모두 1290억 달러(약 140조6000억원)다. 올해 전 세계 IPO 시장의 37%를 차지하는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 기업의 IPO가 저조했던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올해 중국 기업에서는 ‘IPO 대어’가 줄줄이 탄생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중신궈지(中芯國際, SMIC)가 지난 7월 ‘상하이판 나스닥’이라 불리는 상하이거래소 커촹반(科創板)에서 2차 상장을 통해 모두 75억 달러를 조달했다. 올해 최대 IPO 조달액이다.
중국 2대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그룹도 홍콩증시 2차 상장을 통해 모두 45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달에도 징둥그룹 산하 온라인약국 자회사 징둥헬스가 홍콩 증시 IPO를 통해 35억 달러 자금을 조달했다. 올해 홍콩 최대 IPO 기록이다.
중국기업의 IPO 열풍엔 중국의 자본시장 개혁 움직임도 힘을 보탰다. 중국은 지난해 상하이 커촹반에서 주식등록제 개혁을 처음 실시한 이후 올해는 이를 ‘선전판 나스닥’이라 불리는 촹예반으로 확대 시행했다.
주식발행 등록제는 현행 인가제와 달리 상장 예비기업들이 필요한 서류만 제대로 제출하면 거래소에서 검증하고 20거래일 이내 증감회 등록절차를 거쳐 바로 상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덕분에 중소 벤처기업들의 중국 본토 증시 입성이 줄을 이었다. 올 들어 11월 초까지 이뤄진 IPO 건수만 316건으로, 지난해 전체 202건보다 50% 이상 많다. 같은 기간 IPO 자금조달액도 3929억7300만 위안으로, 지난해 전체 2533억6700만 위안을 훨씬 웃돈다.
글로벌 투자자들도 중국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중국기업 투자에 몰려들었다. JP모건의 아시아태평양 주식 담당 최고책임자인 프란체스코 라바텔리는 "중국은 올해 주요 경제권 가운데 가장 빠른 회복 속도를 보였다"면서 "저금리 상황에서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에 몰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