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관리회사 믿어도 될까요?..."빛 좋은 개살구일 수도"

2020-12-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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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때와 입주 때 약속 달라"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수분양자를 대상으로 보증금과 함께 매월 일정한 수익을 보장해준다는 임대관리회사가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입주 때가 되면 "보증금을 줄 수 없다"거나 "입주 지정기간이 끝나고도 몇 달 간은 임대료를 지급할 수 없다"고 말을 바꿔, 수분양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경우가 잦다.

수개월 전 한 임대관리회사와 계약을 했다는 김모씨는 "계약 당시 분양사무소 직원으로부터 보증금 1000만원에 85만원 약정이라고 안내받았는데, 막상 입주 때가 되자 임대관리회사 측에서 보증금은 줄 수 없다고 말을 바꿨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당초에는 월세도 매월 85만원씩 보장해준다고 했는데, 이제와서 입주 지정기간이 끝나고 3개월까지는 지급 의무가 없다고 한다"며 "계약서를 자세히 뜯어보니 해당 내용이 깨알 같은 글씨로 적혀 있더라. 계약 당시엔 이런 특약을 안내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오피스텔 밀집지역에서 영업 중인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1년에 3개월이나 차임을 못 받는다면, 실질적으론 월 보장액이 85만원이 아니라 60만원에 불과한 것"이라며 "임대관리회사와 계약을 파기하고 부동산을 찾아온 분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같은 지역에서 영업 중인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임대관리회사에서 우리 부동산을 찾은 적이 있다"며 "소유주와 전대차 계약을 맺고 세를 맞추겠다는 구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계약을 맺지 않고 단기임대를 놓겠다는데, 임차인이 자주 바뀌면 집이 망가지기 십상"이라며 "사용감은 심한데 파손은 없으면 변상을 받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임대관리회사가 약정한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도산할 확률도 낮지 않다는 설명이다. 임대관리회사가 수익을 내기 위해선 공실 없이 꾸준히 임차인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코로나19 발 임대차시장 불황이 임대관리회사만 비껴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이 유지·관리·중개 명목으로 챙기는 돈은 1년에 수십만원 정도인데, 통상적으로 월세 한 달분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 달이라도 공실이 발생하면 보수로 받은 돈은 물론, 사비까지도 동원해야 한다.

"월세를 놓겠다"며 집주인을 속인 후, 전세나 반전세 계약을 맺는 '이중계약' 사기도 빈발하고 있다. 임대관리회사가 불법 편취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경우 세입자의 피해가 막심해진다.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임대관리회사와 계약을 유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배후수요가 종적을 감췄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학원은 동영상 강의로, 직장은 재택근무로 대체됐다"며 "당장은 피해야 하는 시기인 것은 맞다"고 전했다.
 

서울 마곡지구 오피스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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