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세계 첫 코로나19 백신을 승인받고 그 뒤를 미국 모더나가 바짝 쫓는 가운데, 백신 개발 실패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 프랑스와 호주의 제약사들이 백신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사노피는 독감백신과 같은 전통적인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물질을 개발해왔다. 이는 과거 자사가 개발한 계절성 인플루엔자 백신과 동일한 재조합 단백질 기반의 백신 기술이다.
이는 화이자와 모더나가 채택한 메신저RNA(mRNA) 기술 방식의 백신과 달리 일반 냉장시설에서 보관할 수 있어 백신 유통이 더 쉽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9월 3일 44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1·2상 임상시험을 시작했고, 12월 초 중간결과 도출을 목표로 10월 28일 3상 임상 참가자 모집에도 돌입했다. 당시 사노피는 이달 본격적인 3상 시험을 시작한 후 내년 상반기 중 의약 당국에 백신 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1·2상 연구 결과를 놓고 사노피 측은 "18~49세의 시험 참가자는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한 성인과 같은 정도의 중화항체를 생성했지만, 60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충분한 면역반응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임상 참가자들에게 투약한 백신 용량이 너무 적었던 사실을 확인하고 백신 투약량의 항원 농도가 불충분했다고 결론냈으며, 이를 수정해 새로운 시약을 내놓고 내년 2월 중 후기 2상(2b) 임상시험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후기 2상은 3상과 함께 의약품 허가에서 핵심이 되는 단계로 약효 입증, 유효용량 확인, 유효성·안전성 균형 효과 등을 검토한다. 백신 출시가 시급한 경우 후기 2상과 3상을 동시에 진행할 수도 있다.
사노피는 "해당 시약이 인간 외의 영장류를 대상으로 앞선 시약보다 폐 손상과 중증 코로나19 증상을 예방하는 등 더 좋은 효과를 확인했다"며 "향후 임상 과정에서 위약 대조 시험 대신 이미 의약당국으로부터 효과를 인정받은 화이자와 모더나 제품과의 감염예방률 비교 방식을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탯은 이와 관련해 이들 백신의 감염예방률이 95% 이상인 것을 감안했을 때 사노피가 매우 높은 기준을 설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노피는 mRNA 기반 백신 기술을 보유한 미국 트랜슬레이션 바이오와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며, 이달 중 임상 1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CSL은 이날 성명에서 "1차 임상 참가자 216명 모두에게서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고 매우 안전했다"면서도 "백신으로 생성한 항체가 일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이즈) 검사에서 가짜 양성(위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당 백신을 출시할 경우 현재 각국의 에이즈 검사·치료 체계에 대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2상과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다만, 회사 측은 "추가 검사에서 HIV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가짜 양성 반응일 뿐 백신이 실제로 에이즈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결과는 CSL과 퀸즐랜드대는 '분자 클램프(molecular clamp)' 기술 방식의 백신을 개발 중이었는데, 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HIV 바이러스에서 추출한 단백질 조각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분자 클램프는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증식하기 위해 체내의 인체 세포와 결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 부위를 특정 단백질 조각으로 고정시켜 인체가 항체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의 모양'만을 복사한다.
이를 활용할 경우 바이러스나 바이러스 유전체 없이도 인체의 면역체계가 활성화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를 얻을 수 있어, 변이 위험성이 낮고 안전성은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반면, 전통 방식의 백신은 죽은 상태의 바이러스를 배양해 활용하며, 화이자와 모더나 등의 mRNA 백신은 고도의 생명공학 기술로 복사한 바이러스의 유전체를 투약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퀸즐랜드대의 백신 개발 책임자인 폴 영 교수는 "백신을 재설계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이를 위해선 개발 기간이 1년 정도 지연할 것"이라며 "코로나19 백신이 긴급하게 필요하다는 점이 우선순위"라고 말해 개발 포기를 암시했다.
이날 스콘 모리슨 호주 총리 역시 "더이상 CSL 백신은 국가 백신 계획 일부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그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왔으며, 계약을 분산시켜 위험 부담을 줄였다"고 밝혔다.
앞서 호주 정부는 CSL·퀸즐랜드대의 백신 후보 물질 2종과 함께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호주 제약사 노바백스가 각각 개발 중인 물질 등 총 4종의 개발을 지원하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호주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의 백신을 각각 2000만회 분과 1100만회 분을 추가로 주문해 총 1억480만회 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한편, 또 다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호주 제약사 노바백스는 지난 7일 미국에서 3상 임상시험을 재개했다. 전통 기술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NVX-CoV2373'을 개발 중인 노바백스는 앞서 11월 미국과 멕시코에서 3상에 돌입했지만, 지난달과 이달 초 2차례에 걸쳐 중단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노바백스의 공동 3상 임상에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데이비스 캠퍼스(UC데이비스)가 합류했으며, UC데이비스는 이날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250명의 피험자를 모집 중이다.
미국국립보건원(NIH) 임상시험정보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즈(clinicaltrials.gov)'에 따르면, 해당 연구에는 1419명이 참가한 상태로 백신 긴급사용승인(EUA)을 신청할 수 있는 예상일은 내년 11월 18일이다.
노바백스의 NVX-CoV2373는 섭씨 2~8도 온도에서 액체 상태로 보관이 가능해 백신 유통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佛사노피·파스퇴르 연구소-GSK, 임상 1상부터 다시..."백신 항원 농도 부족"
11일 로이터와 의학전문매체 스탯은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파스퇴르 연구소)와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의 임상 3상 시험 일정이 지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사노피의 백신 출시 목표도 당초 내년 중반에서 내년 말까지 미뤄질 모양새다.사노피는 독감백신과 같은 전통적인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물질을 개발해왔다. 이는 과거 자사가 개발한 계절성 인플루엔자 백신과 동일한 재조합 단백질 기반의 백신 기술이다.
지난 9월 3일 44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1·2상 임상시험을 시작했고, 12월 초 중간결과 도출을 목표로 10월 28일 3상 임상 참가자 모집에도 돌입했다. 당시 사노피는 이달 본격적인 3상 시험을 시작한 후 내년 상반기 중 의약 당국에 백신 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1·2상 연구 결과를 놓고 사노피 측은 "18~49세의 시험 참가자는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한 성인과 같은 정도의 중화항체를 생성했지만, 60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충분한 면역반응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임상 참가자들에게 투약한 백신 용량이 너무 적었던 사실을 확인하고 백신 투약량의 항원 농도가 불충분했다고 결론냈으며, 이를 수정해 새로운 시약을 내놓고 내년 2월 중 후기 2상(2b) 임상시험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후기 2상은 3상과 함께 의약품 허가에서 핵심이 되는 단계로 약효 입증, 유효용량 확인, 유효성·안전성 균형 효과 등을 검토한다. 백신 출시가 시급한 경우 후기 2상과 3상을 동시에 진행할 수도 있다.
사노피는 "해당 시약이 인간 외의 영장류를 대상으로 앞선 시약보다 폐 손상과 중증 코로나19 증상을 예방하는 등 더 좋은 효과를 확인했다"며 "향후 임상 과정에서 위약 대조 시험 대신 이미 의약당국으로부터 효과를 인정받은 화이자와 모더나 제품과의 감염예방률 비교 방식을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탯은 이와 관련해 이들 백신의 감염예방률이 95% 이상인 것을 감안했을 때 사노피가 매우 높은 기준을 설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노피는 mRNA 기반 백신 기술을 보유한 미국 트랜슬레이션 바이오와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며, 이달 중 임상 1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호주 CSL, 개발 포기...노바백스는 美서 3상 재개
호주에서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실패 사례도 나왔다. 같은 날 호주 최대 바이오 제약회사 CSL은 퀸즐랜드 대학이 11개월 간 공동으로 개발해온 백신 개발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CSL은 이날 성명에서 "1차 임상 참가자 216명 모두에게서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고 매우 안전했다"면서도 "백신으로 생성한 항체가 일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이즈) 검사에서 가짜 양성(위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당 백신을 출시할 경우 현재 각국의 에이즈 검사·치료 체계에 대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2상과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다만, 회사 측은 "추가 검사에서 HIV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가짜 양성 반응일 뿐 백신이 실제로 에이즈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결과는 CSL과 퀸즐랜드대는 '분자 클램프(molecular clamp)' 기술 방식의 백신을 개발 중이었는데, 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HIV 바이러스에서 추출한 단백질 조각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분자 클램프는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증식하기 위해 체내의 인체 세포와 결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 부위를 특정 단백질 조각으로 고정시켜 인체가 항체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의 모양'만을 복사한다.
이를 활용할 경우 바이러스나 바이러스 유전체 없이도 인체의 면역체계가 활성화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를 얻을 수 있어, 변이 위험성이 낮고 안전성은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반면, 전통 방식의 백신은 죽은 상태의 바이러스를 배양해 활용하며, 화이자와 모더나 등의 mRNA 백신은 고도의 생명공학 기술로 복사한 바이러스의 유전체를 투약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퀸즐랜드대의 백신 개발 책임자인 폴 영 교수는 "백신을 재설계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이를 위해선 개발 기간이 1년 정도 지연할 것"이라며 "코로나19 백신이 긴급하게 필요하다는 점이 우선순위"라고 말해 개발 포기를 암시했다.
이날 스콘 모리슨 호주 총리 역시 "더이상 CSL 백신은 국가 백신 계획 일부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그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왔으며, 계약을 분산시켜 위험 부담을 줄였다"고 밝혔다.
앞서 호주 정부는 CSL·퀸즐랜드대의 백신 후보 물질 2종과 함께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호주 제약사 노바백스가 각각 개발 중인 물질 등 총 4종의 개발을 지원하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호주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의 백신을 각각 2000만회 분과 1100만회 분을 추가로 주문해 총 1억480만회 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한편, 또 다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호주 제약사 노바백스는 지난 7일 미국에서 3상 임상시험을 재개했다. 전통 기술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NVX-CoV2373'을 개발 중인 노바백스는 앞서 11월 미국과 멕시코에서 3상에 돌입했지만, 지난달과 이달 초 2차례에 걸쳐 중단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노바백스의 공동 3상 임상에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데이비스 캠퍼스(UC데이비스)가 합류했으며, UC데이비스는 이날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250명의 피험자를 모집 중이다.
미국국립보건원(NIH) 임상시험정보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즈(clinicaltrials.gov)'에 따르면, 해당 연구에는 1419명이 참가한 상태로 백신 긴급사용승인(EUA)을 신청할 수 있는 예상일은 내년 11월 18일이다.
노바백스의 NVX-CoV2373는 섭씨 2~8도 온도에서 액체 상태로 보관이 가능해 백신 유통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