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엿보기] 美 비밀문서에 담긴 1940년대 한국...‘들꽃은 꺾이고 별은 지다’

2020-12-1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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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특파원 출신 저자...‘미 국립문서보관소’에 수장된 비밀해제문서 책으로

‘들꽃은 꺾이고 별은 지다’ 표지 [사진=신아출판사 제공]


1944년부터 1951년까지 ‘민족의 격동기’를 살았던 한국인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는 의미 있는 책이 출간됐다. ‘미 국립문서보관소’에 수장된 한국 관련 미국 정부 비밀해제문서에는 그 당시 사람들의 좌절과 고난 그리고 희망이 담겨 있다.

신아출판사는 최근 김택곤 전(前) JTV전주방송 사장이 쓴 신간 ‘들꽃은 꺾이고 별은 지다’를 발간했다.
저자는 역사적 자취를 남긴 인물들보다는 격동하는 역사의 소용돌이를 견뎌낸 보통 한국인들의 자취를 찾는데 무게를 뒀다. 

책에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기록들이 많이 담겨 있다. 1944년 8월 버마에서 버려진 위안부 소녀에 관한 심문보고서와 목숨을 건 서울 진공작전을 앞둔 광복군들의 난투극에 관한 문건, 우라늄을 찾기 위해 남한전역에서 수색작전을 벌인 미군 극비문서도 있다.

신탁통치에 대한 찬반을 둘러싸고 극한대결에 휘말린 군중들에 관한 정보보고도 확인할 수 있다. 이승만과 김구, 미 군정과 미 국무성 간 갈등을 보여주는 비밀문서들은 우리의 기존인식과 다른 사실을 보여준다.

거대한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야 했던 보통 사람들의 인생이 녹아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책의 목차인 ‘격동기의 인간상’·‘전쟁과 인간’·‘전쟁과 사랑’ 등에는 저자의 인간애가 느껴진다.

평양주재 소련대사관에서 노획된 외교행랑에서 발견된 세기적인 무희 최승희의 딸을 사랑하는 소련유학생의 편지는 흥미롭다.

또 전쟁터에서 숨진 인민군 병사들의 품속에서 찾아낸 일기와 수첩들, 1951년 1월 포로로 잡혔다 탈출했으나 유일하게 생존했다는 이유로 부역의 혐의를 받는 한국계 미군병사의 처절한 항변이 담긴 수사기록도 담겨 있다.

1950년 전주에서 태어난 저자는 서울대 정치학과(정치·1969년 입학), 서울대 대학원 정치학과(73학번)를 졸업했다. 1977년 MBC에 입사해 사회부·정치부·국제부 기자로 활동했으며 신군부에 의한 강제 해직기간 중 1985년부터 4년간 워싱턴 소재 미정부 해외방송 미국의 소리 (VOA)에서 근무했다.

1992년 2월 MBC법조팀장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허위감정사건 특종을 이끌어 냈다. 이 기사는 어둠의 세력 논쟁의 중심이 된 강기훈 유서대필사건과 관련해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켜 그해 한국기자상과 한국방송대상 특별상을 공동수상했다. 1996년에는 MBC 워싱턴특파원으로 활동하면서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미국정부가 신군부의 광주무력진압을 승인했었다는 사실을 미국정부 비밀문서를 인용해 특종보도했다.

MBC 사회부장·정치부장·2580부장·보도국장으로 일했고 광주MBC 사장·JTV전주방송 사장으로 방송경영을 맡았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쳐 극동대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미국의 소리 기자와 MBC특파원으로 활동하면서 미국립문서보관소에 수장돼 있는 미국정부비밀해제문서 가운데 한국 근현대에 관련된 문서에 관심을 갖고 관련내용을 취재해 보도했다. 그 가운데에는 5.16 군사쿠데타·한일국교 정상화를 앞둔 비밀협상·한국전쟁 관련 내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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