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중심지인 수도권의 확산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서울은 연일 200명대를 기록하고 경기·인천이 최다 지역발생 확진자를 기록하면서 수도권 전체로는 처음으로 500명 선을 넘었다.
의료 전문가들은 곧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대로 올라갈 수 있다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 체육관·빙상장 등을 생활치료센터로 개조하는 등 공격적인 병상 확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1000명 넘을 수도…대규모 치료센터 도입해야”
감염병 전문가들은 곧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심지어 사회 저변의 확산으로 이미 1000명대 수준을 넘었을 것이란 비관적인 진단도 나왔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 검사만 더 해도 1000명은 나올 것”이라며 “현재 빙산의 일각만 검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천 교수는 “확산세를 현재 잡지 못하는 원인은 무증상 감염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로 인해 학교나 군대 요양병원 등 밀집도가 높은 환경에서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일일 신규 확진자 1000명대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면서, 병상 수급 상황에 문제가 없다는 방역 당국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중환자실, 음압병동 확충에는 한계가 있다. 병실이든 의료진이든 환자 증가에 비례해 즉각 늘릴 수가 없다”며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을 쥐어짜서 (중환자 병상을) 만들라고 하는데, 종합병원의 병상가동률이 평소 95%인데 쥐어짜서 120~130%로 늘렸는데도 정부가 이런 주장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앞뒤가 안 맞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체육관과 빙상장 등을 생활치료센터로 개조하는 등 병상 확보 대책에 주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천 교수는 “의료 현장에는 병상이 없어 대기하는 상황인데, 병상에 여유가 있다는 얘기가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체육관을 동원해서라도 수백, 수천명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 체육관의 경우 난방 설비도 이미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지금이라도 잠실 체육관이든 코엑스든 칸막이를 설치해서 코로나19 환자를 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우리의 상황이 미국과 유럽처럼 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체육관 치료 시설 설치를 지금 미리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병상 포화에 컨테이너 병상까지 동원…정부 “아직 여력 충분한 상태”
중환자 병상 부족 등 이미 국내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확진 후 병상이나 생활치료센터를 배정받지 못해 자택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자칫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경기도에선 병상 배정을 기다리며 집에서 대기하는 확진자가 300명을 웃돈다. 이는 3차 대유행 이전 평균 병상 대기 상태 환자가 하루 20~30명 정도였던 것과 비교해 급격히 늘어난 수치다. 서울에선 지난 7일 신규 확진자 214명 가운데 당일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 입원·입소 조치가 이뤄진 비율이 3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으며, 9일 0시까지 신규 확진자 중 병상을 배정받지 못하고 집에서 대기 중인 환자는 12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서울시는 컨테이너를 활용한 임시병상을 설치하는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시는 병상 확보를 위해 시립병원 유휴부지를 활용해 컨테이너형 이동병상 150개를 설치하고 있다. 서울의료원 내에 설치하는 48개 병상은 10일 설치가 완료될 예정이다. 여기에 체육관이나 전시관의 활용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말 그대로 임시병상이기 때문에 감염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윤보영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화장실 등 시설은 갖추고 있지만 일반병상이 아닌 임시병상이기 때문에 열악하다. 현재 임시병상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급박한데도 중앙정부는 “지금 현재 (코로나19 병상의) 공급상에 큰 문제는 없다”는 느긋한 반응을 보였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상급종합병원과 협력하는 등 최대한 병상을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체육관이나 컨벤션센터에 임시병원을 마련하는 것은 유럽이나 중국 우한과 같이 일일 신규 확진자가 수천명 규모로 나올 때만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학조사 강화위해 공중보건의 투입 검토"
정부는 역학조사 인원 확충과 진단검사 속도를 한 단계 높이는데 착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서 방역상황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역학조사 역량 강화를 위해 이미 계획된 군·경·공무원 투입뿐 아니라 공중보건의의 투입 확대도 함께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진단검사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타액 검사 방법을 확대하고, 필요한 경우 정확도가 크게 높아진 신속항원검사의 활용도 적극 검토해 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별진료소의 운영시간도 늘어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선별진료소의 운영 시간을 야간과 휴일까지 확대하고 드라이브 스루와 워크 스루 검사 방식도 대대적으로 늘려 직장인과 젊은들이 언제 어디서든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수도권 지역발생 첫 500명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686명 늘어 총 3만943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전날 하루 잠시 600명 아래로 떨어졌으나 확진자가 다시 급격히 불어나면서 700명 선까지 넘보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 662명, 해외유입 24명이다. 지역발생 확진 중 524명은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서울의 확진자가 264명으로 일주일째 200명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은 경기 역시 214명을 기록하며 200명을 넘어서는 확진자가 나왔다. 인천에서도 46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며 수도권 중심 ‘2차 유행’의 정점(8월 27일, 441명 중 수도권 313명)보다 200명 이상 많았다.
의료 전문가들은 곧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대로 올라갈 수 있다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 체육관·빙상장 등을 생활치료센터로 개조하는 등 공격적인 병상 확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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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의 음식점 파고다타운과 노래교실 등에서 누적 189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9일 오후 종로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파고다타운 인근 거리에 출장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상인과 이용객 등을 상대로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00명 넘을 수도…대규모 치료센터 도입해야”
감염병 전문가들은 곧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심지어 사회 저변의 확산으로 이미 1000명대 수준을 넘었을 것이란 비관적인 진단도 나왔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 검사만 더 해도 1000명은 나올 것”이라며 “현재 빙산의 일각만 검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천 교수는 “확산세를 현재 잡지 못하는 원인은 무증상 감염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로 인해 학교나 군대 요양병원 등 밀집도가 높은 환경에서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일일 신규 확진자 1000명대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면서, 병상 수급 상황에 문제가 없다는 방역 당국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중환자실, 음압병동 확충에는 한계가 있다. 병실이든 의료진이든 환자 증가에 비례해 즉각 늘릴 수가 없다”며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을 쥐어짜서 (중환자 병상을) 만들라고 하는데, 종합병원의 병상가동률이 평소 95%인데 쥐어짜서 120~130%로 늘렸는데도 정부가 이런 주장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앞뒤가 안 맞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체육관과 빙상장 등을 생활치료센터로 개조하는 등 병상 확보 대책에 주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천 교수는 “의료 현장에는 병상이 없어 대기하는 상황인데, 병상에 여유가 있다는 얘기가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체육관을 동원해서라도 수백, 수천명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 체육관의 경우 난방 설비도 이미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지금이라도 잠실 체육관이든 코엑스든 칸막이를 설치해서 코로나19 환자를 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우리의 상황이 미국과 유럽처럼 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체육관 치료 시설 설치를 지금 미리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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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병상 부족을 막기 위한 컨테이너 이동병상 설치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 병상 포화에 컨테이너 병상까지 동원…정부 “아직 여력 충분한 상태”
중환자 병상 부족 등 이미 국내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확진 후 병상이나 생활치료센터를 배정받지 못해 자택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자칫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경기도에선 병상 배정을 기다리며 집에서 대기하는 확진자가 300명을 웃돈다. 이는 3차 대유행 이전 평균 병상 대기 상태 환자가 하루 20~30명 정도였던 것과 비교해 급격히 늘어난 수치다. 서울에선 지난 7일 신규 확진자 214명 가운데 당일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 입원·입소 조치가 이뤄진 비율이 3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으며, 9일 0시까지 신규 확진자 중 병상을 배정받지 못하고 집에서 대기 중인 환자는 12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서울시는 컨테이너를 활용한 임시병상을 설치하는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시는 병상 확보를 위해 시립병원 유휴부지를 활용해 컨테이너형 이동병상 150개를 설치하고 있다. 서울의료원 내에 설치하는 48개 병상은 10일 설치가 완료될 예정이다. 여기에 체육관이나 전시관의 활용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말 그대로 임시병상이기 때문에 감염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윤보영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화장실 등 시설은 갖추고 있지만 일반병상이 아닌 임시병상이기 때문에 열악하다. 현재 임시병상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급박한데도 중앙정부는 “지금 현재 (코로나19 병상의) 공급상에 큰 문제는 없다”는 느긋한 반응을 보였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상급종합병원과 협력하는 등 최대한 병상을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체육관이나 컨벤션센터에 임시병원을 마련하는 것은 유럽이나 중국 우한과 같이 일일 신규 확진자가 수천명 규모로 나올 때만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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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수도권 방역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역학조사 강화위해 공중보건의 투입 검토"
정부는 역학조사 인원 확충과 진단검사 속도를 한 단계 높이는데 착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서 방역상황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역학조사 역량 강화를 위해 이미 계획된 군·경·공무원 투입뿐 아니라 공중보건의의 투입 확대도 함께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진단검사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타액 검사 방법을 확대하고, 필요한 경우 정확도가 크게 높아진 신속항원검사의 활용도 적극 검토해 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별진료소의 운영시간도 늘어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선별진료소의 운영 시간을 야간과 휴일까지 확대하고 드라이브 스루와 워크 스루 검사 방식도 대대적으로 늘려 직장인과 젊은들이 언제 어디서든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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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울산시 남구 양지요양병원 앞에서 소방대원들이 확진자를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지역발생 첫 500명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686명 늘어 총 3만943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전날 하루 잠시 600명 아래로 떨어졌으나 확진자가 다시 급격히 불어나면서 700명 선까지 넘보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 662명, 해외유입 24명이다. 지역발생 확진 중 524명은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서울의 확진자가 264명으로 일주일째 200명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은 경기 역시 214명을 기록하며 200명을 넘어서는 확진자가 나왔다. 인천에서도 46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며 수도권 중심 ‘2차 유행’의 정점(8월 27일, 441명 중 수도권 313명)보다 200명 이상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