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3억개' 장담했던 美, 정작 10%도 못 구했다

2020-12-0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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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중환자실 의료진 접종에 필요한 양에도 못미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올해 안에 수억 회분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실제로는 약속했던 분량의 10%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AFP·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총괄하는 '초고속 작전'팀의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올해 말까지 공급할 예정인 코로나 백신은 3500만~4000만 도즈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1인당 2회의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점은 감안하면 최대 2000만명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면역을 생성할 수 있는 분량이다. 앞서 미국 정부가 약속한 3억 도즈(1회 접종분)와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연방 보건부가 이달 안으로 각 주(州)에 배포할 백신량을 크게 줄이면서 의료현장에서는 한숨이 터져 나오고 있다. 당초 메인주는 올해 연말까지 코로나 백신 3만6000 도즈를 공급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현재 받을 수 있는 양은 1만2675 도즈로 약속치의 30% 정도 수준이다. 메인주 질병통제예방센터 국장인 나리브 샤 박사는 "현재 우리에게 할당된 양은 응급실과 중환자실 의료진에게 접종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미국에서는 제약회사 화이자와 모더나가 각각 오는 10일과 17일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긴급사용 승인 전부터 정부가 백신 공급의 기대치를 낮추기 시작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WP는 "코로나 백신의 공급·배포 계획이 속도를 내면서 정부가 기대치를 낮추기 시작했다"며 "정부가 백신 고갈을 막기 위해 보급에 시차를 두기로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백신 제조 공정상의 문제와 원재료 공급의 병목현상 등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화이자는 코로나 백신의 대량생산을 시작하면서 원료 물질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화이자의 대변인인 에이미 로즈는 "원재료를 한꺼번에 대량으로 모으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매우 복잡하다"고 말했다. 화이자는 올해 말까지 생산할 수 있는 백신량을 당초 1억 도즈에서 5000만 도즈로 절반가량 줄인 상태다. 다만 내년 생산량 전망치는 기존(13억 도즈) 그대로 유지했다.

또 다른 제약회사인 모더나 역시 원료를 대량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테파네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원재료 확보가 관건"이라며 "올해 생산량을 1000배 늘렸지만, 넘치는 수요가 공급체인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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