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과학계에 따르면 고 교수는 지난달 30일 기자들과 만나 "국내 최고 두뇌인 의사들이 임상(현장)뿐 아니라 기초 연구를 하면 바이오 관련 연구개발의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연 4000명씩 배출되는 국내 의료인 중 1%만 기초 과학을 연구하는 의사과학자의 길을 걸어도 신약 개발에 많은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이어 "국내 과학 발전에 보탬이 되기 위해 기초 연구를 시작한 의사 가운데 상당수가 임상과 연구자 간 대우 차이와 연구개발 지원 미비로 인해 현업으로 복귀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가 의사과학자들이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정교한 연구체계를 마련하면 한국에서도 모더나·화이자 같은 글로벌 바이오 기업을 육성하고 블록버스터 신약을 만드는 게 결코 꿈만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이날 고 교수를 올해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그는 치매 등 퇴행성 뇌 질환을 유발하는 뇌 속의 노폐물이 뇌 밖으로 배출되는 주요 경로가 뇌 하부에 있는 '뇌막 림프관'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이를 네이처, 사이언스 등 주요 국제 학술지에 발표하는 성과를 냈다.
고 교수는 앞으로도 치매 정복을 위한 연구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하기에 앞서 영장류를 대상으로 뇌 신경계 실험을 진행함으로써 윤리적 부담으로 줄이고 실험 성공률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가영장류센터와 공동 연구개발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