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해외부동산펀드 설정 원본은 지난달 말 기준 59조7001억원으로 전월(58조5596억원)보다 1조1400억원 넘게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 되기 전인 지난 2월(1조4904억원) 이후 가장 가파른 증가세다.
지난해만 해도 해외부동산펀드 설정 원본은 매달 7000억원~1조5000억원 사이 증가세를 꾸준히 보여왔다. 다만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사모펀드 시장이 위축된데다 올해 코로나19 팬더믹(대유행)까지 겹치면서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실제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 3월에는 해외부동산펀드 설정 원본이 7500억원 넘게 감소하기도 했다.
미국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전 세계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퍼지고 있다. 구경회 SK증권 대체투자 연구원은 "9월 연방주택금융청 주택가격지수가 302.6으로 전월대비 1.7% 올랐다"며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8.6% 상승한 결과인데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했다.
움츠러들었던 해외 부동산펀드 출시가 디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 이유다. 미래에셋운용은 10월 말 미국 아마존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부동산공모펀드(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16호)를 내놨고 비슷한 시기 하나대체투자운용도 한 차례 설정을 연기했던 삼성전자 북미본사 오피스필딩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를 설정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지만 백신 개발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이 이어지고 있어 코로나19 이전 일상으로의 점진적인 회복과 경기 회복 기조는 유효한 상황"이라며 "이에 민감 자산의 강세와 코로나19가 촉발했던 금융시장 내 비대면 자산에 대한 쏠림 완화 과정은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