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금융 활성화와 모험자본 공급 등을 위해 도입된 종합금융투자회사(종투사) 제도가 취지와 달리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관련 신용공여를 더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1일 발표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기업 신용공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종투사들의 신용공여 규모는 총 35조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기업 신용공여 관련 금액은 14조3000억원으로, 제도 도입 직후인 2013년 말(4000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종투사는 금융사의 기업 금융 참여를 제고하기 위해 이와 관련된 사업을 일정 자기자본을 갖춘 곳에 허용하는 제도로, 2013년 도입됐다. 자기자본 200% 범위 내에서 투자자 신용공여와 기업 신용공여, 전담중개 신용공여 등이 허용된다.
기업 신용공여 중 기업금융(PF 자문·주선, 기업 인수·합병 자문·중개) 관련 신용공여는 4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PF대출·인수금융이 4조3000억원으로 92.5%를 차지했다. 전체 종투사의 기업 신용공여 중 부동산 관련 규모도 6조원으로 전체의 41.9%를 차지했다. PF 신용공여가 3조3000억원(23.0%), PF가 아닌 부동산개발법인에 대한 운영자금 대출 등이 2조7000억원(18.9%)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공여도 대부분 부동산 관련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에 대한 신용공여는 각각 7조3800억원, 6조8906억원이었다. 중소기업의 경우 중소기업 신용공여는 전체 기업 신용공여의 51.7%를 차지했으나, SPC와 부동산을 제외한 순수 기업 신용공여는 전체 기업 신용공여의 2%인 2809억원에 불과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종투사 도입으로 기업금융 업무를 적극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지정 업체 수가 증가하고 기업 신용공여도 급증하는 등 양적 성장이 이뤄졌다"며 "다만 질적 측면에서는 중소기업에 대한 실질적 자금 공급은 미미하고, 모험자본 공급 등 적극적으로 위험을 인수하는 투자은행 본연의 역할 수행은 다소 미흡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종투사로서 제공받은 인센티브에 상응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않을 경우 이를 제한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으며, 향후 다양한 유인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