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그럴듯한 자원 하나 없이 수많은 약탈과 전쟁을 겪으며 한없이 위축됐던 대한민국이, 백범 김구 선생이 그토록 꿈꿨던 ‘문화강국’을 실현했다.
제대로 갈고 닦아 지구촌에 퍼뜨린 K-문화의 향기는 오래 지속 될 것이다. 은은한 한국문화의 내음이 한층 짙어질 미래를 생각하며 시리즈를 이어가기로 한다. <편집자주>
지난 10월 30일에 열린 국악방송 국악창작곡개발 경연대회 ‘21C한국음악프로젝트’에서 대상을 탄 ‘그루브앤’(groove&)의 창작곡 ‘런, 랜, 런’(Run, Ran, Run)은 꽹과리와 베이스 기타가 비트를 자유롭게 주고 받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어딘가 불안하지만 먼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청춘의 불안함과 희망 등을 섬세하면서도 세련된 리듬 위에 잘 녹여냈다. 양금·실로폰·북·꽹과리·심벌 등의 타악기와 베이스 기타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전통과 현대가 양립이 아닌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 시켜준 무대였다.
코로나19로 문화예술 분야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무용·국악 등 순수예술 분야의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지난 1월1일부터 11월26일까지 256개의 국악공연이 열렸으며 총 매출액은 3억5617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매출액 12억6818만원과 비교했을 때 72%나 감소했다.
위기에서 국악은 멈추지 않았다. 전대미문의 어려움 속에서 차선책으로 떠오른 것 중 하나가 온라인 공연이다. 국악은 다른 장르처럼 분주히 대응에 나섰다.
국악전문공연장 서울돈화문국악당은 기획공연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를 지난 2월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과 유튜브로 생중계하며 발 빠르게 움직였다. 당시 누리꾼들과의 다양한 소통으로 호평을 받았다.
뮤직비디오 등 영상화 작업도 새롭게 이뤄졌다. 국립국악원은 코로나19 이후 민간 전통공연 예술단체를 대상으로 공연 활동과 홍보에 필요한 뮤직비디오 제작 및 프로필 촬영 등을 지원하는 ‘국악인’(Gugak in(人)) 사업을 추진했다.
‘국악인’의 뮤직비디오는 실내 공연장을 벗어나 남한산성·포천아트밸리·서울식물원·마포하늘공원·여주 파사성 등 서울·경기지역의 명소에서 촬영해 주목 받았다.
한국관광공사가 퓨전 국악그룹 이날치와 앰비규어 댄스 컴퍼니와 함께 서울과 부산, 전주 등을 돌며 만든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영상은 ‘국악의 재발견’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악을 바탕으로 한 ‘이날치’만의 독특한 음악과 앰비규어 댄스 컴퍼니의 반복적이면서 중독성 있는 안무가 전 세계 수억명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인기에 힘입어 광고 모델을 비롯해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전통과 현대가 다양한 조화를 이루며, 함께 새로운 기회들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