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도 아파트 가격이 잡히지 않는 데다 전세난까지 더해지면서, 갈 곳 잃은 세입자들이 아예 서울 외곽의 저렴한 아파트 매입에 나섰다. 노원구의 경우, 올해 1~10월 아파트 평균매매가격 상승률이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높았다.
25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의 주택가격동향을 살펴본 결과, 올해 1월 노원구의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278만7000원 수준이었지만, 10월에는 2849만9000원으로 25.1% 상승했다.
동대문구의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586만3000원에서 3147만2000원으로 21.7% 상승했고, 도봉구와 구로구도 각각 21.4%, 20.9% 올라, 올해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은 20%에 달했다.
노원구의 아파트 가격 급등은 실거래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상계동 '중계센트럴파크' 전용면적 84㎡는 올 1월에만 하더라도 6억6000만원(1층)에 거래됐지만, 10월 6일에는 8억9000만원(2층)에 거래되면서 10개월 만에 2억3000만원 올랐다.
노원구 중계동 '청구3' 전용 84㎡도 올해 1월 9억9000만원(11층)에 거래됐지만, 10월 26일에는 11억9000만원(14층)에 거래되면서 2억원 상승했다. 노원구 월계동 '롯데캐슬루나' 전용 84㎡도 같은 기간 6억4500만원(5층)에서 8억3000만원(6층)으로 1억8500만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거래량도 크게 늘어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10월 노원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1만1458건으로 2006년(1만4258건) 이후 가장 많았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쏟아내고 있지만 부작용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집값과 전셋값이 잡히질 않자 결국 전세수요까지 중저가 아파트 매입에 눈을 돌리면서 노원구의 아파트 가격이 치솟고 있다"며 "정부가 실효성 있는 부동산 대책으로 전세난을 해결시켜야 급등하는 매매시장도 가라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