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본입찰, 현대重 vs 유진 2파전 압축

2020-11-2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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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본입찰이 2파전으로 압축됐다. 지난 9월 진행된 예비입찰에서는 6곳의 원매자가 참여했으나 정작 본입찰에서는 현대중공업과 유진그룹 단 두 곳만이 나선 것이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36.07%)에 대해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본입찰을 진행한 결과 현대중공업·한국산업은행인베스트먼트(KDBI) 컨소시엄과 유진그룹만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강력한 인수 후보자로 꼽혔던 GS건설·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물론 MBK파트너스, 글랜우드PE, 이스트브릿지 등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모두 입찰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가가 얼마로 책정됐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1조원 안팎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각 대상인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의 시장 가격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추가한 수준이다.

그러나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DICC)의 소송에 따른 우발채무에 대한 평가에 따라 매각 대금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는 DICC의 재무적투자자(FI)들과 DICC 기업공개(IPO)와 동반매도청구권 행사 무산 등에 따른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종전까지 진행된 1심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2심에서는 FI가 각각 승소했다. 내년 초로 예상된 3심 판결에서 두산인프라코어가 패소할 경우 최대 1조원이 넘는 부채를 갚아야하는 탓에 기업 가치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예비입찰에는 참가했지만 정작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다수 원매자들도 DICC 관련 리스크를 부담스러워 한 것으로 파악된다.

본입찰 참가자가 알려지자, IB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KDBI 컨소시엄 쪽으로 무게추가 기운다는 평가다. 이는 현대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와 시너지가 훨씬 크다는 시각에서다. 아울러 FI로 컨소시엄에 참여한 KDBI도 두산중공업의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계열사라 매각 협상에서 유진그룹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현대중공업·KDBI 컨소시엄이 훨씬 앞서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DICC 우발채무에 대한 문제 등 매각 과정에서 감안할 요소가 많아 의외의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재계에선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이 두산그룹 구조조정의 마지막 단계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4월 산은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을 지원받는 동시에 구조조정 약정을 맺었다. 이후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 모트롤BG, 네오플럭스, 두산타워 등을 매각하며 구조조정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굴착기인 DX800LC.[사진=두산인프라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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