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쏟아낸 군비행장·사격장 소음 방지책 17개..."구색과 생색만"

2020-11-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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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비행장·사격장 '소음 보상법' 시행...소송 없이 월 최대 6만원 보상

"비행 훈련 제한 불가능...뾰족한 수 없으니 돈으로 해결하겠다는 논리"

[사진=연합뉴스]


군용 비행장과 군 사격장 주변 거주 주민들의 소음 피해 보상 기준 등을 담은 제정안이 17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오는 27일 시행을 앞둔 '군용비행장·군 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령'의 가장 큰 특징은 소송 없이 피해를 주장하는 주민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보상금 지급 기준을 보면 군용 비행장은 1종(95웨클), 2종(90웨클), 3종(대도시 85웨클), 3종(기타지역 80웨클 이상) 등이다. 보상금 지급 단가(1인당 월 기준)는 1종 6만원, 2종 4만5000원, 3종 3만원 등이다. 웨클은 항공소음 측정단위를 뜻한다. 

물론 이 기준에 따른 보상에 만족할 수 없다면 별도의 소송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소송비용이나 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 실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법률 시행 이후부터는 주민들이 소송을 제기하지 않아도 보상금을 정기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면서 "보상금은 2022년부터 2021년분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음 피해에 대한 주민 '보상'이 중심이 되다 보니, 정작 소음 피해 방지에 대한 군의 역할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소음 자체를 줄이거나 없애는 노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변화를 담고있지 않기 때문에 구색 맞추기, 생색 내기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방부는 지난 5일 '군사시설기획관실 군소음보상TF(태스크포스·기획팀)'를 통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소음방지대책을 담은 제1차 기본계획안을 마련했다.

당시 국방부는 "'군용비행장·군 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수립되는 법정계획으로, 향후 국방부와 각 군에서 추진할 각종 소음저감활동 등에 대한 기본 지침이 되는 계획"이라며 제정안과의 정책적 연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핵심 사항인 4개의 전략과제와 17개의 세부과제는 이전 정책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부정적 평가를 받는다. 내세운 소음저감 방안도 내실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나은일 군사시설기획관실 군소음보상TF 과장(공군 대령)은 '전투기 및 군용 헬기의 상승각도 및 방음벽 설치 등은 이전에도 군 당국이 해오던 정책'이란 질문에 "그 부분이 재원 때문에 일시적으로 다 안 됐던 부분이었다"며 "예산을 반영해서 방음벽이나 그런 것들을 지속적으로 하겠다"고 사실상 이전 정책의 연장선임을 실토했다. 

그러면서 "이 보상법만으로 소음저감이 되지는 않는다"고 한계를 인정했다. 

조종사 출신인 예비역 공군 장성은 "뾰족한 수가 없으니 새로운 정책인 것처럼 구색을 맞추고 생색을 낸 것"이라며 "소음으로 비행 훈련을 제한하는 것이 불가능하니 모양새를 갖추고는 결국 돈으로 해결하겠다는 논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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