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극장가다. CJ CGV는 지난 3월 근속 기간 10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전 임직원이 주 3일 근무 체제로 전환하는 등 비상경영에 나섰다. 그럼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지난 10월 관람료 인상과 상영관 30% 감축, 탄력 운영제를 도입했다.
이 가운데 지난 10일 CGV가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직전 분기보다는 손실폭을 줄였다.
CGV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552억원, 영업손실 96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8.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1315억원이다.
지난여름 영화 '반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개봉하면서 관객수가 늘어났지만 8월 광복절 전후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관객수가 줄었다.
지난 7월 20일 중국에서도 극장 영업을 재개, 애국주의 영화 '팔백' 흥행으로 손실폭을 줄였다. 베트남에서는 자국 영화 'ROM'과 한국영화 '반도'가 흥행했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공백을 채우지는 못했다. 터키는 계절적 비수기와 콘텐츠 공백이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각 지방정부의 영업 중단 요청으로 극장 운영이 중단되면서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CJ CGV는 4분기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모든 진출 국가에서 극장 운영을 재개했고, 그동안 연기되었던 영화들도 차례로 개봉함으로써 관객 수가 늘어나리라는 것.
여기에다 국내에서 선제로 시행하고 있는 자구책은 비용 절감 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CJ CGV는 10월부터 높은 고정비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임차료 인하 추진과 상영관 감축, 탄력 운영제 실시, 비효율 사업에 대한 재검토 등 자구책을 시행하고 있다.
또 지난 7일부터 좌석간 거리두기가 해제돼 극장가 숨통 틔우기에 한몫했다. 여기에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도굴' '담보' 등이 장기 흥행, 4분기 관객 모객의 기반을 다졌다. 지난 10월 개봉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영화 팬들에게 호평을 얻으며 장기 흥행에 성공, 13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고 오랜만에 만나는 범죄오락영화 '도굴'도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일주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65만명을 돌파했다.
이같은 흥행 기세를 몰아 영화 '내가 죽던 날' '애비규환'이 12일, '이웃사촌'이 25일 개봉한다. 12월에는 '서복' '인생은 아름다워' 등 기대작들이 대거 개봉 소식을 알려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CJ CGV 최병환 대표는 "올해는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최악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동시에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 모바일에서의 편의성 극대화, 영화뿐만 아니라 극장에서 상영 가능한 다양한 콘텐츠의 발굴, 극장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 데 매진함으로써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극장가 정상화, 실적 개선 등을 기대하고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도 영업 적자는 이어갔지만, 신규 개봉작들이 나왔던 6~7월 시점의 관객수가 지난해의 70% 수준까지 회복되면서 손실 폭 축소에 성공했다. 코로나19에도 불구, 볼거리가 있다면 극장을 찾는다는 것을 보여준 의미 있는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2021년 1분기, 관객수 정상화와 실적 개선 등을 기대한다며 "한국은 개봉작이 꾸준히 나오고 있으며, 할리우드 역시 1분기로 개봉이 연기됐지만, 투자비 회수와 차기작 제작 일정 등을 고려하면 추가 개봉 연기가 쉽지 않은 만큼 1분기 시점을 기대할 만하다"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