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펀드에 투자된 자금 대다수가 증발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실사에 참여한 삼일회계법인이 최대 780억원 수준이 회수가 가능한 것으로 본 반면,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1100억원 이상 회수가 가능하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금융감독원은 삼일회계법인이 지난 7월 1일부터 4개월간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투자자금의 63개 최종 투자처에 대해 진행한 실사 결과 펀드 잔액 5146억원 중 예상 회수율은 최소 7.8%(401억원)에서 최대 15.2%(783억원) 수준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라임자산운용이 판매한 두 사모펀드(플루토FI D-1호, 테티스 펀드)의 회수율인 33%, 45%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실사가 가능한 3515억원 중 회수가 의문시되는 C등급이 2927억원(83.3%)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A등급(45억원) 및 B등급(543억원)은 16.7%에 불과했다. 등급별 회수가능액은 A등급은 35~51억원(77.8%~113.3%), B등급 226억원~337억원(41.6%~62.1%), C등급 0억원~255억원(0%~8.7%)로 추정됐다.
주요 투자대상은 주식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채권 등이었다. 투자액이 확인된 3515억원 중 비중은 주식(1370억원), 부동산 PF사업(1277억원), 채권(724억원), 콘도미니엄 수익권 등 기타(145억원) 순이었다. 이 중 PF사업의 경우 전체 투자 대상 중 미진행 사업 비중이 687억원으로, 진행 사업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원우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검사국장은 이날 출입기자단과 만나 “자금 중 일부는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의 선물 투자와 이자 비용으로 많이 들어갔다”며 “부동산PF 투자자금과 관련해 사기를 당한 것도 있다”고 회수율이 낮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진행되고 있는 PF가 절반도 안된다. 미진행되고 있는 것들은 관련된 인허가를 못받은 것”이라며 “채권도 본인과 관계된 곳에 투자한 게 있어 라임에 비해 회수율이 많이 적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삼일회계법인이 펀드 자금 흐름, 서류 확인 등으로 파악한 식별 가능한 최종 투자처는 63개며 금액은 3515억원이다. 전체 펀드 규모(5146억원) 대비 약 1300억원 이상이 사실상 공중분해된 셈이다. 최 국장은 “김재현 관련 인물들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며 검찰 수사 과정이라 자세히 말하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NH투자증권은 삼일회계법인의 객관적 회계 실사 결과는 인정하되, 고객자산 회수 테스크포스팀(TFT)이 자체 추산한 기준을 적용하면 전체 회수금액은 약 1100억 이상까지도 가능하고, 회수율은 삼일회계법인 산출 최대값 대비 약 9%포인트 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수율 산정에 있어 삼일회계법인은 옵티머스 관계사들의 펀드가입 금액까지도 펀드잔액에 포함해 회수율을 계산했다. 다만, 옵티머스 관계사들(트러스트올, 아트리파라다이스, 이피플러스 등)의 펀드가입금액 등은 사기의 주체인 범죄관련 자산이므로, 펀드잔액에서 제외할 경우 차후 회수자산 분배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결국 실제 피해를 본 순수 고객들에게 돌아갈 배상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거다.
고객자산 회수가능 금액에 있어서도 삼일회계법인은 아파트 재개발사업, 임대주택사업 및 PF사업 등은 소송 중이라는 이유로 회수 가치를 ‘없다’고 평가한 반면, NH투자증권은 회사 자체의 IB 업무역량 및 민형사상 소송 및 협상을 통해 추가적으로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로서 이번 사태의 해결을 위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에 관여된 금융기관들과 논의해 고객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