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그 이상의 의미] ① 물러날 곳 없는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경쟁

2020-11-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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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 [사진=연합뉴스]


케이블TV와 인터넷TV(IPTV)로 대변되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기 위한 이동통신 3사의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인수합병(M&A)을 통한 고객 유치 경쟁은 어느덧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SK텔레콤이 티브로드를 각각 사들인 데 이어 KT스카이라이프가 내년 7월 30일 현대HCN의 최종 인수를 목표로 관련 작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M&A 매물로는 CMB와 딜라이브가 있다.
우선 딜라이브는 채권단이 한때 2조원을 바랐지만, 눈높이를 내려 8000억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높은 금액이다. 프라이빗 딜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 중인 CMB는 몸값으로 5000억원 이상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MB의 경우 직전에 스카이라이프가 현대백화점그룹(현대HCN 모회사)과 4911억원에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영향이다. 현대HCN은 본입찰 당시 인수가격이 6000억원 안팎까지 거론됐지만 결과적으로 그보다는 낮게 책정됐다.

하지만 이통3사가 원했던 3000억~4000억원 수준에 비하면 높은 금액이다. 위성방송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가 생존을 위해서 스스로 M&A에 뛰어들어 당초 계획보다 비싼 값을 지불했다지만, 모회사인 KT가 유료방송 시장 1위 자리를 지키는데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다.

결국 한정된 이해관계자 간 점유율 싸움에서 가격은 충분히 높아질 수 있다. KT는 현재 자사 IPTV, 스카이라이프, 현대HCN을 포함해 35.4%의 점유율(지난해 하반기 기준)을 확보하고 있다. 이어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포함) 24.91%, SK텔레콤(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포함) 24.17% 순이다.

이런 가운데 KT는 최근 딜라이브 인수 의지도 나타냈다. 예비입찰가격은 7500억원으로 전해진다. 구현모 KT 대표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미디어 사업에선 1등이 중요하다. 1등과 2등은 다르다"고 말한 만큼 가격은 우선순위가 아닌 듯하다. KT는 딜라이브까지 인수하면 유료방송 시장에서 점유율 41.45%로 압도적 1위가 된다.

이 과정에서 KT에 과거 유료방송 합산규제와 같은 견제가 들어올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과기정통부 측은 "합산규제는 일몰됐지만, 별개로 시장 독과점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 심사에서 추가 조건을 붙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CMB는 이통3사와 기밀유지 협약을 맺고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SK텔레콤이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점유율 싸움에서 2위에 오르려면 CMB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CMB는 김앤장을 법률자문사로 두고 매각을 진행 중이다. 작업 속도는 공개입찰로 놓고 본다면 현장 실사쯤이다. 연말 인사·조직 개편 철이어서 속도가 늦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이해당사자들만 원하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현대HCN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기 때문에 CMB 인수에 더 적극적일 수 있다"며 "2위 싸움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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