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들이 느끼는 부담과 절망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청년고용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위기라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졌으며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월까지 상승세를 보였던 청년층 고용률은 2월부터 하락세로 전환했다. 3월 중 많은 기업이 신규 채용을 무기한 연기했으며, 신규 채용은 축소되거나 취소돼 왔다.
취준생들의 암담한 심경은 한국경제연구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응답한 대학생 중 4분의3(75.5%)은 대졸 신규채용 환경이 '작년보다 어렵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같은 질문에 46.1%만이 '그렇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30%포인트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또한 응답자의 과반인 56.8%는 하반기 취업환경이 상반기보다 악화됐다고 봤다.
'상반기보다 좋다'고 응답한 비중은 1.6%에 불과했다. 어려움의 가장 큰 이유로는 '채용기회 감소로 인한 입사경쟁 심화(38.1%)'가 꼽혔다. 체험형 인턴 등 실무경험 기회를 확보하기 어려운 점, 단기 일자리 감소로 인한 경제적 부담 증가 등도 취업 준비과정의 어려움으로 지목됐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고용 주체인 기업들의 활력이 급속히 둔화하면서 청년 취업시장은 긴 어둠의 터널에 갇혀 있다"며 "청년 고용난을 이대로 방치하면 우리 사회의 미래도 없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규제 혁파, 고용유연성 확보 등 기업의 고용여력 확충에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년층의 고용부진은 단지 그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입직(入職)이 늦어지면 경력을 쌓는 시간이 그만큼 지연되고, 자연스럽게 결혼과 출산도 미뤄지게 된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발간한 '청년 고용의 현황 및 정책제언'에 따르면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 있는 청년들은 이번 위기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요셉 연구위원은 "졸업 직후 10년간의 경력 동안 임금이 상승하는 것은 전 세계적 현상이며, 첫 입직이 1년 늦을 경우 같은 연령의 근로자에 비해 첫 입직 후 10년 동안의 임금이 연평균 4~8%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력 손실로 인한 임금 손실도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향후 경력개발의 저해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 연구위원은 "불리한 경기 상황으로 인해 첫 직장 임금이 10% 낮아질 경우 고졸자는 10년 차 이후로도 같은 연령의 근로자보다 임금이 10% 이상 낮으며, 전문대 졸업자와 대졸자는 전일제 취업률이 1% 포인트 이상 낮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취업기회의 지연 및 상실이라는 피해는 입증하기 어려우므로 청년층에 대한 취업지원제도 지원 기준을 한시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IT 등의 유망 분야의 교육훈련 기회를 확대해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