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던 '빚투' 증가세가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일시 중단과 국내 증시 조정 국면 및 개인투자자 수급 영향에 조금씩 꺾이고 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16조4294억원, 증권담보대출 잔고는 17조299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예탁증권담보대출 잔고의 경우 9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증권담보대출 잔고 증감률은 -0.17%, 9월은 -2.9%를 각각 기록했다. 예탁증권담보대출은 지난 6월 말 전월 대비 7.03% 늘어 잔고가 17조2161억원까지 치솟았으나 7월부터 증가폭이 줄어들기 시작해 9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신용융자 잔고 증가율이 점차 줄어들고 예탁증권담보대출 잔고 역시 감소세로 돌아선 배경 중 하나로 증권사의 신용공여 중단을 꼽는다.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가 급증하면서 신용공여 한도를 모두 소진하자 지난 7월부터 신용융자와 증권담보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해 한국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 등은 신용공여를 일시 중단했다가 현재 모두 재개한 상황이지만, 신한금융투자를 비롯해 대신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여전히 신규 신용융자나 증권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또 대주주 요건 강화와 증시 불확실성 확대 등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지난 8월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1703억원을 순매수했지만 9월 4조9660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에는 1조2699억원으로 전월 대비 74.43%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현행과 같이 1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이날 결정했지만 이전까지 3억원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계속 언급됐던 데다 불확실성 확대로 국내 증시 역시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현재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기가 다소 식은 모습"이라며 "미국 대선과 코로나19 글로벌 재확산 등 증시 리스크 요인이 다시 줄어들면 증권사 대출 금리 인하와 맞물려 증가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