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기사는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그들이 직접 고른 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영화 속 한 장면과 그 안에 담긴 의미, 에피소드 등을 이야기하는 코너다. 이번 주인공은 영화 '소리도 없이'(감독 홍의정)의 유아인이다.
영화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작품에서 유아인은 범죄 조직의 하청을 받아 시체 수습을 하며 살아가는 태인을 연기했다. '시체 수습'이라는 살벌한 일을 도맡지만 태인은 근면·성실한 인물로 땀 흘려 돈을 버는 노동자처럼 그려진다.
"가장 까다로웠던 장면은 태인이 초희를 구하러가기 전 정장을 고르는 모습이었어요. 그가 느끼는 미묘한 감정을 담아내는 순간이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유아인이 언급한 장면은 태인이 히어로처럼 '정장'을 입고 초희를 구하러 뛰쳐나가는 신이다.
태인과 창복은 단골이었던 범죄 조직의 실장 용석에게 부탁을 받고 유괴된 아이초희를 억지로 떠맡는다. 그러나 다음날 용석은 시체로 나타나고 두 사람은 예기치 못하게 '유괴' 사건에 휘말린다. 용석과 함께 초희를 유괴한 범죄 조직은 태인과 창복에게 "일을 그대로 진행하자"고 제안하고 두 사람은 고민 끝에 이를 수락한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태인은 초희를 자신의 집에 데려간다. 누구보다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는 초희는 태인과 그의 여동생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세 사람은 불편한 동거를 시작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점점 가까워진다.
그 무렵 범죄 조직은 초희 가족에게 거액의 돈을 요구한다. 하지만 창복이 일을 그르치게 되고 태인은 인신매매범들에게 초희를 넘겨줘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초희를 두고 돌아선 그는 내내 찜찜한 마음. 텅 빈 집에 도착한 그는 슈트 한 벌을 둘러 입고 초희를 구하기 위해 달린다.
"그 장면을 두고 감독님께서 '느낌'을 계속 설명했어요. 어떤 그림으로 갈 건지 숙제를 내주신 거죠. 전 태인이 영웅이 되어보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생각했어요. 엔딩으로 치달을 때 초희와 관계가 다시 한번 전환되는 신이고 그런 순간이 길지 않게 그려지게 된 거예요."
태인이 입은 슈트는 죽은 용석의 것이다. 태인은 또래인 용석에게 자격지심을 느껴왔다. 범죄 조직에 몸담으며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의 슈트를 항생 탐내왔던 태인은 그가 죽자 언제 입을지도 모르는 슈트를 가져온다.
"슈트는 비교적 노골적인 상징이죠. 태인이 허드렛일을 하고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하고 있는 것에 반해 용석은 근사한 옷을 입고 있잖아요. 또래 남자가 가지는 열등감과 욕망이 반영된 거죠."
초희를 구하기 전 태인이 '슈트'를 입는 건 어떠한 심리였을까. 유아인은 '히어로'와 같은 마음이었을 거라고 설명했다. 어설프고 미숙하지만, 조금이라도 그런 마음을 품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슈트를 입고 초희를 구하러 가는 건 어떤 영웅 심리가 발현된 거라고 봐요. 스파이더맨 슈트도 아닌데. 초라하고 별거 없는 인생이지만 나를 여기에 써본다는 마음이죠. 사회인으로서 피해 의식 같은 걸 다른 식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거예요."
유아인은 실제 자신에게도 그런 '마음'이 있었고, 공감할 수 있었다고 거들었다. "어찌할 수 없는 나의 거만함"이라며, "다 뱉어버리고 싶다"고 고백했다.
"태인의 미래는 희망적이지 않죠. 가시밭길이 펼쳐질 건데 희망적이지 않아서 더 희망적이었어요. 영화 속 이야기가 관객에게 전이되었을 때 조금 더 희망적이지 않을까요?"
영화 '소리도 없이'는 SF 단편 '서식지'로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홍의정 감독의 첫 장편 영화다. 신선한 소재와 '소리도 없이'는 지난 2016년 베니스국제영화제 '비엔날레 컬리지 시네마 TOP12'에 선정돼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던 바 있다. 지난 15일 개봉해 34만4919명(26일 기준)의 관객을 모았다.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그들이 직접 고른 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영화 속 한 장면과 그 안에 담긴 의미, 에피소드 등을 이야기하는 코너다. 이번 주인공은 영화 '소리도 없이'(감독 홍의정)의 유아인이다.
영화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작품에서 유아인은 범죄 조직의 하청을 받아 시체 수습을 하며 살아가는 태인을 연기했다. '시체 수습'이라는 살벌한 일을 도맡지만 태인은 근면·성실한 인물로 땀 흘려 돈을 버는 노동자처럼 그려진다.
유아인이 언급한 장면은 태인이 히어로처럼 '정장'을 입고 초희를 구하러 뛰쳐나가는 신이다.
태인과 창복은 단골이었던 범죄 조직의 실장 용석에게 부탁을 받고 유괴된 아이초희를 억지로 떠맡는다. 그러나 다음날 용석은 시체로 나타나고 두 사람은 예기치 못하게 '유괴' 사건에 휘말린다. 용석과 함께 초희를 유괴한 범죄 조직은 태인과 창복에게 "일을 그대로 진행하자"고 제안하고 두 사람은 고민 끝에 이를 수락한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태인은 초희를 자신의 집에 데려간다. 누구보다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는 초희는 태인과 그의 여동생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세 사람은 불편한 동거를 시작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점점 가까워진다.
그 무렵 범죄 조직은 초희 가족에게 거액의 돈을 요구한다. 하지만 창복이 일을 그르치게 되고 태인은 인신매매범들에게 초희를 넘겨줘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초희를 두고 돌아선 그는 내내 찜찜한 마음. 텅 빈 집에 도착한 그는 슈트 한 벌을 둘러 입고 초희를 구하기 위해 달린다.
"그 장면을 두고 감독님께서 '느낌'을 계속 설명했어요. 어떤 그림으로 갈 건지 숙제를 내주신 거죠. 전 태인이 영웅이 되어보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생각했어요. 엔딩으로 치달을 때 초희와 관계가 다시 한번 전환되는 신이고 그런 순간이 길지 않게 그려지게 된 거예요."
태인이 입은 슈트는 죽은 용석의 것이다. 태인은 또래인 용석에게 자격지심을 느껴왔다. 범죄 조직에 몸담으며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의 슈트를 항생 탐내왔던 태인은 그가 죽자 언제 입을지도 모르는 슈트를 가져온다.
"슈트는 비교적 노골적인 상징이죠. 태인이 허드렛일을 하고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하고 있는 것에 반해 용석은 근사한 옷을 입고 있잖아요. 또래 남자가 가지는 열등감과 욕망이 반영된 거죠."
초희를 구하기 전 태인이 '슈트'를 입는 건 어떠한 심리였을까. 유아인은 '히어로'와 같은 마음이었을 거라고 설명했다. 어설프고 미숙하지만, 조금이라도 그런 마음을 품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슈트를 입고 초희를 구하러 가는 건 어떤 영웅 심리가 발현된 거라고 봐요. 스파이더맨 슈트도 아닌데. 초라하고 별거 없는 인생이지만 나를 여기에 써본다는 마음이죠. 사회인으로서 피해 의식 같은 걸 다른 식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거예요."
유아인은 실제 자신에게도 그런 '마음'이 있었고, 공감할 수 있었다고 거들었다. "어찌할 수 없는 나의 거만함"이라며, "다 뱉어버리고 싶다"고 고백했다.
"태인의 미래는 희망적이지 않죠. 가시밭길이 펼쳐질 건데 희망적이지 않아서 더 희망적이었어요. 영화 속 이야기가 관객에게 전이되었을 때 조금 더 희망적이지 않을까요?"
영화 '소리도 없이'는 SF 단편 '서식지'로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홍의정 감독의 첫 장편 영화다. 신선한 소재와 '소리도 없이'는 지난 2016년 베니스국제영화제 '비엔날레 컬리지 시네마 TOP12'에 선정돼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던 바 있다. 지난 15일 개봉해 34만4919명(26일 기준)의 관객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