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재생에너지 정책이 여전히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에 미흡하다며 개선을 권고했다. 특히 오일, 천연가스, 석탄 등 1차 에너지 공급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 비중은 2%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 36개국 중 꼴찌였다.
OECD는 미세먼지에 관해서도 한국 정부를 꼬집었다. OECD는 "한국 정부는 국내에 오염원이 있는 미세먼지를 2024년까지 2016년 대비 35% 감축한다는 목표 아래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를 포함한 추가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WHO 기준 아래로 낮추려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전담 기관인 한국전력공사 내부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추진이 쉽지 않다고 보고서를 냈다. 14일 한전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에너지 전환 산업 흐름이 더뎌질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한전 측은 "확실한 경제성 우위를 가지지 못한 태양광·풍력 등 분산전원은 코로나19로 재정 투입 우선순위가 변경되면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실물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친환경을 급격하게 추진하기보다는 민생을 고려한 에너지 정책이 먼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세계 경기 불황이 생기면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제조 생태계가 위축될 우려가 높다고 전망했다. 한전 측은 "국가별로 시행하고 있는 국경 봉쇄 정책이 장기화하면 분산전원 제조업체가 도산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중국 태양광 제조업체의 2020년 수출은 최대 57%까지 감소할 것으로 봤다.
또 신재생에너지 가격 경쟁력도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력 수요 감소가 장기화하면 수요와 연결된 신재생에너지 지원 제도들이 약화하면서 탄소배출권, 신재생공급인증서 등 신재생에너지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전망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셧다운 등으로 생겨난 전력 사용량 감소가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다만 한전은 "부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만약 전 세계적으로 재정 정책을 신재생에너지에 집중하게 되면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