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족 숲으로 힐링 여행...‘아난티‘의 가을에 흠뻑

2020-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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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복합문화공간 가평 '아난티코드'

지난 8월 문 연 ‘살롱 드 이터널 저니’

차별화된 서점·편집숍·카페·베이커리 ‘눈길‘

잣나무향 가득 숲 산책길…단풍잎 가을 정취에 취하고

내그림이 대형 스크린에 짠…밤에는 온가족 별자리 찾기

살롱 드 이터널저니 서가 [사진=아난티 제공 ]


가족 모두에게 줄 ‘가을 선물’을 고민했다. 네 번째 가을을 경험하는 41개월 된 아이에게, 일과 육아를 병행하느라 힘든 아내에게 줄 선물이다.

당일치기로 다녀 올 수 있는 곳을 이리저리 검색하다가 경기도 가평군에 ‘아난티 코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이를 키우면 어쩔 수 없나 보다. 가장 먼저 아이가 놀 수 있는 게 뭐가 있는지 찾아봤다.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인 ‘크레용 드 이터널저니’(Crayon de Eternal journey)가 있었다. 제일 까다로운 여행지 선택이 끝났다.

차를 타고 1시간가량 걸려 도착한 아난티 코드는 통방산(649.9m)과 중미산(834.1m) 중간쯤에 있었다. 자연 친화적인 낮은 건물들이 눈에 띄었다. 가장 먼저 간 ‘크레용 드 이터널저니’는 아이들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곳이었다.

엘이디(LED)로 만든 대형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딸은 요즘 푹 빠진 인어공주 그림에 알록달록 색을 칠했다. 완성한 그림 종이를 스캔하자, 아이가 칠한 인어공주가 그 모습 그대로 미디어 파사드의 물속을 유유히 헤엄쳤다. 옆에는 다른 친구들이 그린 붉은 거북이와 파란 문어가 함께 춤을 췄다. 자신이 그린 인어공주를 한참 동안 따라다닌 딸은 다음 ‘색칠 친구’를 향해 소리치며 달려갔다. “아기상어야 조금만 기다려.”

크레용 드 이터널저니 안에 있는 미디어 파사드. 바닷속 풍경을 실감나게 재현했다. [사진=기수정 기자]


‘크레용 드 이터널저니’ 바로 옆에는 지난 8월 문을 연 ‘살롱 드 이터널 저니’ (Salon de Eternal journey)가 있다. 아난티의 세 번째 ‘이터널 저니’다. 2017년 부산 아난티 코브에 첫선을 보인 ‘이터널 저니 부산’에 이어 2018년 여름에는 아난티 남해에 ‘이터널 저니 남해’를 열었다. 아난티 관계자는 “‘살롱 드 이터널 저니’에서는 취향 발견에 머무르지 않고 ‘가치 소비’를 통해 내 삶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제안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살롱 드 이터널 저니’ 안에는 서점·편집숍·식료품 가게·카페·베이커리 등 다양한 시설이 있었다.

매장 한쪽에 있는 안내판에 적혀 있는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고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한 친환경 재생 소재들을 소개합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농지에서 3년간 농약이나 화학 비료와 같은 어떠한 화학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된 면화인 ‘유기농 코튼’(Organic cotton)부터 나무를 베지 않고도 수확할 수 있는 참나무 껍질로 만든 ‘코르크’(Cork) 등이 설명돼 있었다.

살롱 드 이터널저니 리테일 [사진=아난티 제공]


카페에선 간단한 프랑스식 토스트부터 남미의 쿠바노 샌드위치, 베트남의 반미 샌드위치, 미국식 스테이크 등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 여행을 좋아하는 아내는 주저하지 않고 쿠바노 샌드위치를 골랐다. 음식은 희미했던 추억을 선명하게 만들었다. 오랜만에 듣는 아내의 남미 여행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베이커리에서는 갓 구운 빵 냄새가 났다. 

바로 옆에는 서점이 있었다. 평소에 가는 대형서점과는 달랐다. 베스트셀러가 아닌 특별한 테마들로 구성돼 있었다. ‘그 남자의 서재’·‘편집자의 책상’·‘언어의 정원’ 등 주제가 다양했다.

그중 ‘편집자의 책상’이 궁금했다. 1994년부터 출판편집자로 일하다, 2018년 자신만의 작은 출판사 혜화 1117을 차린 이현화 대표가 직접 고른 책들이 눈에 띄었다. 이 대표의 인생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가 이전에 만든 책부터 일하며 만난 사람들과 연관 있는 책, 현재 출판사에서 만든 책 등이 다양하게 진열 돼 있었다. 출판사를 차렸을 당시 쓴 메모가 말을 걸어왔다.

“한 권의 책에서 내 역할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할 때가 많았다. 회사를 차린다고 생각하니 이제야 혼자 힘으로 세상에 나서는 것 같았다. 앞으로 만들어내는 책이 물음표의 답이 되어 주겠지.”

살롱 드 이터널저니 베이커리 [사진=아난티 제공]


가족 모두 함께 나와 걸었다. 잣나무 향 가득한 숲속 산책길이 잘 마련 돼 있었다. 왕복 40분 혹은 1시간 10분이 걸리는 트레킹 코스 안내 표지판이 보였다. 자연과 함께하는 다양한 시설이 여럿 있었다. 밤에 누워 별을 볼 수 있는 장소가 흥미로웠다. 

한쪽에는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길이 마련 돼 있었다. 아이와 아내와 함께 양말을 벗고 천천히 숲길을 걸었다. 자연이 주는 선물인 아름다운 단풍과 상쾌한 공기가 새삼 더욱 고맙게 느껴졌다. 

살롱 드 이터널저니 내부 전경 [사진=기수정 기자]



 

아난티 코드에는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밤에 누워 별을 볼 수 있게 꾸민 공간. [사진=기수정 기자]

 

아난티 코드 안에 있는 산책길 [사진=기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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