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투자로 30억 손실 농어촌공사, 자체 감사 착수 "원금 회수 소송도"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 30억을 '묻지마식 투자'를 해 논란이 됐던 한국농어촌공사가 자체 감사에 착수했다.

14일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올해 초 30억원의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경위 등에 대해 내부 감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공사의 사내근로복지기금 이사회는 만기가 돌아온 사내복지기금 30억원을 상품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을 통해 올해 1월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했다. 이후 해당 펀드에 손실이 생기자 제대로 된 심의 절차 없이 투자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사는 자체 감사를 통해 보다 정확한 투자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업무상 배임 소지가 있을 가능성 등까지 염두에 두고 감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이 이달 말 NH투자증권의 과실 여부 판정이 나오면 그 결과에 따라 NH투자증권을 상대로 원금을 회수하기 위한 소송도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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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관계자는 "30억 원의 손실이 난 사내복지기금 관리 절차를 보완하는 한편, 투자금은 법정 소송을 제기해서라도 환수하겠다"고 말했다.

옵티머스운용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속여 투자자를 모은 뒤 실제로는 위험자산에 투자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관계자는 "새로운 투자처를 찾기 위해 10개 투자사에 제안을 요청했고 이 중 7개사가 참여를 했고, NH투자증권도 이중 한곳이었다"며 "NH투자증권이 제안한 수익률이 다른 투자사(1.8∼2.0% 수준)보다 높아 NH투자증권으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국농어촌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공공기관 매출채권' 상품을 제안하면서 연수익률 2.8%를 약속했다.

당시 공사 실무자는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공공기관 매출 채권이라는 점에 의문을 가졌음에도 상품 안내를 받은 당일 투자를 확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 공개한 농어촌공사 투자 실무담당자와 NH투자증권 간 통화 녹취록에는 공사 관계자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이라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며 상품의 신빙성에 관해 수차례 물어보는 내용이 담겼다.

더구나 구속기소된 윤모 옵티머스 이사의 아내인 이 전 청와대 행정관이 농어촌공사 사외이사로 재직한 점 등으로 인해 투자 결정 과정에 외압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2일 열린 농어촌공사 국정감사에서 "이 전 행정관은 옵티머스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옵티머스 펀드에 대한 투자가 제안서를 받은 당일 혹은 하루 만에 이뤄졌는데 보이지 않는 압력, 외압이 없었으면 가능했을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에 공사 측은 "투자가 이뤄진 것은 이 전 행정관이 퇴임한 이후"라며 "실무자에게도 (이 전 행정관 등으로부터) 전화 온 것이 있는지를 확인했지만 절대로 아니라고 답했다"고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김인식 농어촌공사 사장도 국감에서 "NH투자증권이 수익성을 2.8%로 안정적으로 보장해준다고 해 믿고 투자한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