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대학' 등장에 '무력 총사령관' 호칭까지…굳건한 北 최고지도자

2020-10-1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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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서 '김정은국방종합대학' 행진

'김정은대학' 첫 공식 확인…'3金' 세습 대학에도 적용

'군 총사령관'→'무력 총사령관' 군 통수권자 지위 격상

"金 실제 역할, 국제적 흐름에 맞춘 호칭 변경으로 해석"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후계자설, 건강이상설에 이어 쿠데타설 등 각종 루머에 휩싸였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위상이 재확인됐다. 노동신문, 조선중앙TV 등 북한 관영매체들이 처음으로 김 위원장의 이름을 딴 대학을 언급하고, 그의 군 통수권자 지위를 ‘무력 총사령관’으로 언급하면서다.

14일 조선중앙TV가 중계한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영상 등에 따르면 북한은 김 위원장을 ‘우리 무력의 총사령관 동지’라고 표현했다.

북한은 “우리 무력의 총사령관 동지를 육해공군 장군들이 맞이했다"면서 “김정은 동지께 군 장군들은 다함없는 흠모심을 안고 최대의 경의를 드렸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집단체조를 관람하고, 열병식 참가자 및 경축대표와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고 조선중앙TV가 12일 보도했다. 기념사진 촬영에 앞서 김정은 위원장이 경축대표 및 열병식 참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조선중앙통신은 열병식 소식을 전하며 “수많은 국방과학기술 인재들을 배출한 김정은국방종합대학 종대에 이어 조선인민군, 사회안전군 각급 군사학교 종대가 보무당당히 지나갔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이름을 딴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이 관영매체에서 공식적으로 언급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름으로 된 김일성종합대학, 김일성군사종합대학, 김일성정치대학, 김정일정치군사대학 등은 관영매체 등에서 여러 차례 언급됐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이름이 담긴 대학명 언급은 없었다.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은 대학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국방과 관련 교육기관으로 김 위원장이 줄곧 관심을 두고 강조해왔던 ‘과학기술’ 중심의 대학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 방송은 해당 대학에 대해 “수많은 국방과학기술 인재들을 배출한 대학”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미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름으로 된 군사종합대학, 정치군사대학 등이 있는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이름이 담긴 기존의 대학들과 차별성을 뒀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 이름의 대학이 공식 확인되면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3대 세습이 대학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집단체조를 관람하고, 열병식 참가자 및 경축대표와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고 조선중앙TV가 12일 보도했다. 벤츠 리무진에서 내린 김정은 위원장이 손을 들어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북한 군사대학 개편은 지난 5월 김 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에서 ‘중요 군사교육기관의 책임과 역할을 높이기 위한 기구개편안에 관한 명령서’ 등 7개 군사 현안에 서명하면서 이뤄진 듯하다. 

당시 북한은 김정숙해군대학, 김책공군대학, 김형직군의대학, 김철주종합군관학교 등 군 관련 대학의 이름에서 김씨 일가와 유명 빨치산의 이름을 제외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날 통화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무력 총사령관’ 호칭에 대해 “실제에 맞는 용어(호칭) 변경이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존 군, 공화국에 국한된 ‘총사령관’이 아닌 전체 ‘무력’을 총괄한다는 의미를 더 강조하려는 목적이 담겼다는 의미다.

홍 실장은 북한의 자세한 설명이 없어 추정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갑작스러운 지위 변화, 위상 변화 등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시대적, 국제적 흐름에 맞춘 명칭 변경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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