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와 더불어 일본 디플레이션 경고음이 끊임없이 울리고 있다. 올해 초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부터 디플레이션 우려는 시작됐다. 지난 5월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상은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일본이 디플레이션에 다시 빠져들지 않도록 중앙은행과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글로벌 수요 감소 탓에 일본 경제의 위기는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12일 일본은행은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고 밝혔다. 전월 대비 PPI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각각 0.7%, 0.6%, 0.1% 오르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전염병 확산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PPI는 전년 대비로는 무려 0.8% 하락했다. 이는 당초 시장 예상치인 0.5% 하락보다 훨씬 큰 폭이다. 게다가 7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같은 수치는 일본이 다시 디플레이션 상태로 돌아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생산자물가가 하락한 원인으로는 원자재와 일본의 기계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생산자물가의 하락은 일본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 파장 속에서 얼마나 고전하고 있는 지를 잘 드러내준다고 외신은 설명했다.
일본은행은 “글로벌 경제가 여전히 팬데닉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회복 속도도 빠르지는 않다. 이런 상황들이 일본의 생산자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브리핑에서 지적했다.
생산자물가의 하락 탓에 BOJ가 내세웠던 물가상승 목표치인 2%의 목표 달성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은행이 물가 측정의 요소로 삼는 핵심소비자 물가는 8월에는 전년 대비 0.4% 하락했다. 이는 최근 4년 동안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이처럼 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일본은행은 향후 물가상승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난 2분기 팬데믹으로 수요가 줄면서 최악의 경제 위축을 경험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차 확산이 지속되면서 경제 회복은 예상보다는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엔화 기준 수출 물가 지수는 전년 대비 1.5% 떨어졌고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수입 물가 지수는 전년 대비 10.1% 하락했으며, 전월 대비 0.2%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