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이례적' 열병식서 "전쟁억제력 지속강화"…신형 ICBM 공개

2020-10-1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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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10일 자정 열병식서 공개 연설

美·핵 언급없이 "전쟁억제력 지속 강화"

美 대선 앞두고 연설 내용·표현 수위조절

'사거리 확장' 신형 ICBM 열병식서 공개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이한 북한이 미국을 지나치게 의식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0일 자정에 열린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전쟁억제력을 계속 강화해 나겠다”고 하면서도 이를 남용하거나 선제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 ‘핵 억제력’ 언급도 없었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열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설에 앞서 광장에 모든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사진=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열병식의 개최 시간, 김 위원장의 연설을 분석하며 미국을 의식한 수위조절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7시부터 녹화 중계된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공개 연설에서 “그 누구를 겨냥해 전쟁억제력을 키우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 스스로를 지키자고 키우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전쟁억제력이 결코 남용되거나 절대로 선제적으로 쓰이지는 않겠지만, 만약 그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안전을 다쳐놓는다면 우리를 겨냥해 군사력을 사용하려 든다면 나는 우리의 가장 강력한 공격적인 힘을 선제적으로 총동원하여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군사력 현대성이 많이 변했다고 언급하며 “우리 군사력은 그 누구도 넘보거나 견주지 못할 만큼 발전하고 변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선제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군사적 능력을 제일 확실하고 튼튼한 국가방위력으로 규정했다”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부단한 갱신목표들을 점령해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의 전쟁억제력 강화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것임을 재차 언급하며 정당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 연설에서 미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미국의 위협에 대응해 자위 억제력을 지속해서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국에 도전장이 될 수 있는 ‘핵 억제력’ 언급은 없었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개최했다. 회색 양복을 입은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하고 있다.[사진=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양 교수는 “열병식의 목적은 대규모의 병력을 동원하고 새로운 전략 첨단무기를 선보여 내부적으로 체제결속을 이끌고, 대외적으로는 강력한 국방력을 과시하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새벽에 열병식을 개최한 것은 초유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열병식의 중요한 것은 군사 부문이다. 김 위원장은 전쟁억제력이라는 단어는 썼다. 그러나 핵 전쟁억제력은 없었다”라면서 “아무래도 미국 대선 기간이기 때문에 용어 표현 하나하나에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북한이 생중계가 아닌 녹화중계로 열병식을 공개한 것도 대미 메시지 수위 조절의 일환이라고 봤다.

한편 북한은 이날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신형 ICBM은 열병식 마지막 순서로 11축 22륜(바퀴 22개)의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실린 채로 등장했다.

TEL의 22개 바퀴 수를 근거로 이번 신형 ICBM은 북한이 마지막으로 개발한 화성-15형(9축 18륜)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져 사거리가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또 미사일 탄두부 길이고 길어져 다탄두 탑재형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이 10일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ICBM을 공개했다. 조선중앙TV가 보도한 화면을 보면 신형 ICBM은 길이와 직경이 종전보다 길어진 모습이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다음은 김 위원장의 육성 연설 중 군사 부문 관련 내용이다.

우리당은 이미 우리 인민이 존엄이고 생명인 사회주의를 굳건히 수호하고 우리 인민이 영원히 전쟁을 모르는 땅에서 자자손손 번영할 수 있게 평화수호를 위한 최강의 군력을 비축해놨습니다.

위풍당당히 정렬한 오늘의 열병 대오는 노동당이 자기 혁명군대를 어떻게 키웠는지, 그 군대의 위력이 얼마나 강한지 똑바로 알 수 있게 할 것입니다. 불과 5년 전 바로 이 장소에서 진행된 당 창건 열병식과 비교해보면 누구나 다 잘알겠지만 우리 군사력은 많이 변했으며 그 발전의 속도를 누구나 쉽게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자기 당이 혁명 사상으로 튼튼히 무장하고 자기 혁명이익에 전적 동호하는 충실하고 강력한 국방과학기술 대군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군사력은 그 누구도 넘보거나 견주지 못할 만큼 발전하고 변했습니다. 우리가 직면하거나 맞닿을 어떤 군사적 위협도 충분히 통제 관리할 수 있는 억제력을 갖췄습니다.

우리 군사력은 우리 식, 우리 요구대로 우리 시간표대로 그 발전 속도와 질과 양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우리 당은 국가와 인민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건드리거나 위협을 줄 수 있는 세력은 선제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군사적 능력을 확실하고 든든한 국가 방위력으로 규정했고 그를 실천할 군사력 보유에 모든 것을 다해 왔고 지금 이 순간에도 부단한 갱신 목표들을 점령해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적대세력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가중되는 핵위협을 포괄하는 모든 위험한 시도들과 위협적 행동들을 억제하고 통제 관리하기 위해 자위적 정당방위수단으로서의 전쟁 억제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국가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고 지역의 평화를 수호하는 데 이바지할 우리의 전쟁억제력이 결코 남용되거나 선제적으로 쓰이지는 않겠지만, 만약 그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안전을 닫혀 놓는다면 우리를 겨냥해 군사력을 사용하려 든다면 나는 우리의 가장 강력한 공격적인 힘을 선제적으로 총동원해 응징할 것입니다.

나는 우리의 군사력이 그 누구를 겨냥하게 되는 것을 절대로 원치 않습니다. 우리는 그 누구를 겨냥해서 우리의 전쟁억제력을 키우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합니다.

우리 스스로를 지키자고 키우는 것입니다. 힘이 없다면 두 주먹을 쥐고도 흐르는 눈물과 피만 닦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 당은 강력한 군사력으로 나라의 주권과 우리 영토의 믿음직한 안전을 보장하며 국가와 인민의 영원한 안녕과 평화와 미래를 수호해 나갈 것입니다.

동지들, 조선노동당의 혁명사상으로 무장하고 조국과 인민에게 무한히 충효하며 우리 인민의 힘과 넋이 깃든 강력한 최신 무기들로 장비한 혁명무력이 있기에 그 어떤 침략세력도 절대로 신성한 우리 국가를 넘볼 수 없으며, 인민의 앞 길을 감히 막지 못합니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 인민이 더는 고생을 모르고 유족하고 문명한 생활을 마음껏 누리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 당은 인민들의 복리를 증진시키고 더 많은 혜택을 안겨줄 우월한 정책과 시책들을 변함없이 실시하고 끊임없이 늘려나갈 것이며 인민들이 꿈 속에서도 그려보는 부흥 번영의 이상사회를 최대로 앞당겨 올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당은 혹독한 고난 속에서 인민들과 생사 운명을 같이 하면서, 그리고 우리 인민의 단결된 힘을 체득하는 과정을 통해,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잘 알게 됐습니다.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는 그 실현을 위한 방략과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게 될 것이며 인민의 행복을 마련해 나가는 우리 당의 투쟁은 이제 새로운 단계로 이행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일도설수록 온갖 반동세력들이 더 기승을 부리고 예상치 않았던 난관들도 닥쳐들 수 있지만 이때까지 우리가 겪은 시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며 우리에게는 그 모든 것을 격파할 힘이 있고 자존심이 있습니다.

투쟁 노선에서 다져진 당과 인민 대중의 일심 단결이 있고, 우리 사회주의가 키워내고 마련한 인재 역량과 자립의 밑천은 분명히 우리의 전진을 추동하고 가속하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남들이 겪어보지 못한 무수한 고난과 시련의 고비들을 넘어오면서 남들이 엄두도 낼 수 없는 모든 것을 다해낸 우리 당과 인민은 더 큰 용기와 신심 비상한 열정과 각오를 가지고 새로운 발전과 번영으로의 진군을 시작할 것입니다.

우리 인민을 위해 인민들에게 더 좋은 내일을 안겨주기 위해 무진 애를 쓰며 정성을 다해 일해 나가도록 더더욱 엄격한 요구성을 제기하고 투쟁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인민의 이상은 위대하며 그 이상이 실현될 날은 꼭 옵니다.

위대한 그 이상을 실현함에 총력을 다해 나감으로써 사회주의 건설의 더 높은 목표를 점령해 나가는 길에서 누구나 체감할 수 있는 혁신과 발전, 실질적인 변화를 이룩하도록 하겠습니다.

동지들, 우리는 강해졌으며 시련 속에서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시간은 우리 편에 있습니다. 모두 사회주의의 휘향한 미래를 향해 새로운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힘차게 싸워나갑시다.

끝으로, 다시 한 번 전체 인민이 무병무탈해 주신 데 대한 고마움의 인사를 삼가 드립니다. 그리고 변함없이 우리 당을 믿어주시는 마음들에 충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위대한 우리 인민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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