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근하는 강경화 장관 (서울=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정부의 해외여행 자제 권고에도 요트 여행을 목적으로 미국에 간 것을 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서일병 후임은 이일병"이라고 비꼬았다.
진 전 교수는 5일 페이스북에 최근 논란이 된 강 장관 배우자의 미국 방문에 대해 "단 하루도 잠잠한 날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근데 이건 개인의 사생활인데, 굳이 이런 것까지 따져야 하나"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 논란은 사적인 문제로, 이번 사안이 강 장관의 거취 문제로까지 불이 옮겨붙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이다.
외교부는 지금까지 해외여행을 계획한 국민은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당부해 왔다. 하지만 정작 외교부 수장의 배우자가 요트 구입을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사실이 알려지자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방역을 위해 일반 국민에게 여행자제를 권고하면서 고위공직자의 가족은 예외를 두고 있다"고 쓴소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국민의 눈으로 볼 때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해외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외교부 장관의 가족이 한 행위이기에 민주당은 부적절한 행위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강 장관은 4일 오후 외교부 실·국장급 간부들과 회의 자리에서 "국민들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런 일이 있어 경위를 떠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강 장관은 청사를 나가면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본인(남편)도 잘 알고 있고 저도 설명하고 했습니다만 결국 본인도 결정해서 떠난 거고 어쨌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여행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고 자제를 설득했다고 밝혔다. 또 강 장관은 남편에게 귀국을 요청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남편이) 워낙 오래 계획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간 것이라서 귀국하라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