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사건] 재판 쟁점은…후원금 사적유용·기부금 강요

2020-10-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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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달부터 재판을 받는다. 검찰이 윤 의원에 적용한 혐의는 일본군 성노예제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 유용 등 6개, 죄명은 8개에 달한다. 특히 후원금 개인 사용과 준사기 혐의를 두고 윤 의원과 검찰 간 법정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6개 혐의·8개 죄명으로 윤미향 의원 기소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은 지난달 14일 윤 의원을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기부금품법 위반·업무상횡령 등 8개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윤 의원이 정의연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이 운영하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이 법률상 박물관 등록 요건인 학예사를 갖추지 못했음에도 허위 신청해 등록한 뒤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에서 보조금 3억원 가량을 부정 수령했다고 봤다.

'위안부 피해자 치료 사업' 명목으로 여성가족부 보조금 6500여만원을 부정 수령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들 혐의에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과 지방재정법 위반, 사기죄를 적용했다.

관할관청에 등록하지 않고 2015~2019년 단체계좌로 총 41억원 기부금품을 모집하고, 해외 전시 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나비기금·김복동 할머니 장례비 명목으로 1억7000만원을 개인계좌로 모금한 혐의(기부금품의 모집및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는다.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경기도 거주지인 '안성쉼터'를 시세보다 비싼 7억5000만원에 사들이고(업무상 배임), 안성쉼터를 관할관청에 신고 없이 시민단체이나 개인 등에 대여해 숙박비 900만원을 챙긴(공중위생관리법 위반) 혐의 등도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왼쪽)가 1월 30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에서 재일 조선대 장학금과 김복동센터 건립에 각각 500만원을 후원한 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1.30. [김복동의 희망 제공]

횡령·준사기죄 법정공방 치열 예상

업무상 횡령 혐의도 있다. 윤 의원은 2012년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5개 개인계좌를 이용해 피해자 할머니 해외여행 경비와 조의금 등 명목으로 3억3000여만원을 모금한 뒤 이 중 5755만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정대협 법인계좌에서 개인계좌로 자금을 이체하거나, 개인적으로 쓴 돈을 업무용으로 꾸며 공금으로 보전받는 방법으로 2098만원을 챙긴 혐의도 있다. 정대협 직원 계좌에 있던 마포쉼터 운영비 중 2182만원도 개인계좌로 이체받아 쓴 것으로 검찰은 봤다.

후원금 사적 유용은 이번 재판의 주요 쟁점 중 하나다. 윤 의원은 검찰 기소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금에 개인명의 계좌를 사용한 것을 업무상 횡령이라고 주장하는 데 모금된 돈은 모두 공적인 용도로 사용됐다"면서 "윤미향 개인이 사적으로 유용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준사기죄는 가장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혐의다. 검찰은 윤 의원이 서울 위안부 피해자 거주지인 '마포쉼터' 소장과 짜고 중증치매인 길원옥 할머니의 심신장애를 이용해 모두 9회에 걸쳐 7920만원을 강제로 정의기억재단(현 정의연) 등에 기부·증여하게 했다고 봤다. 이 가운데는 할머니가 2107년 받은 '여성인권상' 상금 1억원 중 5000만원도 포함됐다.

준사기는 미성년자의 지적능력 부족이나 사람의 심신장애를 이용해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범죄다. 형법상 10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린다.

윤 의원은 "당시 할머니들은 여성인권상 의미를 분명히 이해했고, 그 뜻을 함께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상금을 기부했다"면서 "중증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를 속였다는 주장은 할머니의 정신적·육체적 주체성을 무시한 것"이라고 검찰을 맹비난했다. 이어 "위안부 피해자를 또 욕보인 주장에 검찰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선인 신분이던 5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기억연대 활동 당시 회계 부정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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