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가을 시즌으로 들어서는 전초전이다. 가을은 스포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한 시즌에 대한 평가를 시작할 수 있는 기점이기도 하다. '잘했고, 못했다'의 윤곽은 잡혀있다. 그러나, 시즌 전체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때가 가장 눈치·지략 싸움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큰 변동은 없다. 다만, 유리한 고지에 오르기 위한 발버둥이 그 어느 때 보다 크게 느껴질 때다. 마지막에 누가 웃을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의 '집콕 추석' 권고가 내려왔다. 예년과는 전혀 다른 명절 풍경이다. '이때가 기회'라고 외치던 96만명의 사람들은 비행기에 올랐지만, 고향을 찾으려던 사람들은 수화기를 붙들고 가족들의 이름을 부르며 목소리를 듣는 데 만족해야 했다. 가족들과 고향을 향한 그리움으로 공허함만이 남는다.
◆ '번갯불에 콩 볶듯' 엄청난 속도의 초속기 대국
초속기 대국은 순발력과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빠른 속도로 난타전이 펼쳐진다고 할 수 있다. 제한 시간 없이 20초 초읽기 5회다. 대국의 이름은 '상상대로 초속기 라이벌전'이다. 3조가 출전해 3번의 대국을 펼친다. 같은 기사끼리 3판을 두는 진검승부다.
지난달 30일에는 '속기의 달인' 서능욱 9단과 '파괴력 있는 속기의 대가' 김영환 9단이 '번개손' 대결을 펼쳤다. 추석 당일(10월 1일)에는 박지은 9단과 조혜연 9단이 '언니가 왔다' 특집으로 맞대결을 벌였다. 두 기사는 '여자 바둑계 영원한 라이벌'로 통한다. 박지은 9단은 세계 여자바둑대회 5연속 우승했다. 조혜연 9단은 여류 명인, 여류 국수 양대 타이틀을 거머쥐며 여자 바둑계를 이끈 인물이다. 10월 2일에는 98년생 동갑내기 박하민 7단과 송지훈 6단이 '겁 없는 녀석들' 특집으로 대결을 벌인다.
◆ 신진서 9단vs박정환 9단...연예인 '페어 대결'
한국 바둑계의 '투톱'으로 불리는 신진서 9단과 박정환 9단이 나란히 이벤트 대국에 출전한다. 추석 특집 대결인 만큼 일반적인 방식이 아닌 짝을 이루어 두는 '페어 바둑'이다. 한 조를 이루는 두 명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두 기사와 함께 연예인 '바둑광'들이 대회 나들이에 나선다. 바둑 중계 이력과 페어 바둑을 둔 경험이 있는 가수 김장훈이 첫 번째 주인공이다. 김장훈은 아마 5단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세돌 vs 알파고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유창혁 9단과 함께 최종국 대결 해설에 참여한 바 있으며, 2016년에는 이세돌-장혜연 페어와 맞서 이슬아 4단과 짝을 이루어 독도에서 2인 1조 페어 대국을 펼쳤다.
두 번째 주인공은 바로 개그맨 엄용수다. 그는 직접 기원을 운영할 정도로 바둑을 사랑한다. 아마추어 6단의 실력을 자랑하는 엄용수는 이소용 바둑 캐스터와 함께 MBC 프로그램인 '마리텔'에 출연해 바둑 방송을 진행한 바 있다.
아직 네 명의 조는 결정되지 않았다. 제한 시간은 10분 40초 3회다. 10월 3일 오후 1시에 바둑TV를 통해 중계된다.
◆ 의사들이 두는 바둑 '추석특집 라이벌전'
연휴 마지막 날인 10월 4일 오후 1시에는 의료계 명사들의 진검승부가 펼쳐진다. 한국기원 이사이자 한의학 명의로 손꼽히는 편강한의원 서효석 원장과 강치과 이강운 원장이 바둑판을 앞에 두고 마주한다.
서 원장은 공인 아마 바둑 6단을 보유한 바둑 애호가다. 그는 바둑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편강배, 포천 어린이 바둑대회 등을 후원하고 있다.
이강운 원장 역시 바둑 사랑이 남다르다. 그는 명지대 바둑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하며 바둑계에서 많은 활동을 해온 숨은 강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