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코로나19 여파가 사회 곳곳에 변화를 가져온 해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됐고, 집콕 또한 익숙해졌다. 지난 5월 초 황금연휴의 풍경도 예년과는 사뭇 달랐다. 지난해 T맵 목적지 전국 순위 1위였던 인천국제공항이 소리소문없이 상위권에서 사라졌고, 스타필드를 비롯한 아울렛 매장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또 해외여행 대신 국내 여행을 선택한 사람들은 에버랜드와 속초관광수산시장으로 향했다.
SK텔레콤이 T맵을 통해 축적한 이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처럼 재미있고 유용한 'T맵 트렌드 맵(T map Trend Map) 2020'을 발간했다. 국민 3명 중 1명에 달하는 1850만 고객의 T맵 이용 데이터가 담겼다.
◇ 코로나19에 쇼핑몰 뜨고, 공항 지고
SK텔레콤이 T맵을 통해 축적한 이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처럼 재미있고 유용한 'T맵 트렌드 맵(T map Trend Map) 2020'을 발간했다. 국민 3명 중 1명에 달하는 1850만 고객의 T맵 이용 데이터가 담겼다.
◇ 코로나19에 쇼핑몰 뜨고, 공항 지고
T맵 트렌드 맵에 따르면, 5월 황금연휴에 경기 하남시와 고양시에 있는 스타필드와 파주시·여주시 소재 신세계 사이먼 프리미엄 아울렛, 김포시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고양시·용인시에 있는 이케아 등이 T맵 목적지 전국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는 물론 국내 여행도 안심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쇼핑몰로 발걸음을 옮긴 것.
이는 속초관광수산시장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확진자 수가 비교적 적었던 강원도 일대의 숙소가 대부분 만실을 기록했고, 주요 관광지도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대신 태안세계튤립축제를 비롯한 다양한 지역 축제가 취소됐고, 예당호출렁다리나 전주한옥마을 등 사람들로 붐비던 관광지가 순위에서 사라졌다.
황금연휴 기간 또 다른 핫플레이스는 병원이었다. 지난해 5월 서울 시민들은 짧은 휴일을 쪼개 여행을 떠났다. T맵 서울 순위를 보면, 지난해 상위 10곳 중 6곳을 터미널과 공항, 기차역이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서울아산병원이 동서울종합터미널을 밀어내고 올해 T맵 서울 순위 2위에 올랐다.
SK텔레콤은 "올해 서울아산병원으로 향한 이동량은 지난해보다 배가 증가한 수치였지만, 연휴가 2배 길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동량 자체가 늘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다만 같은 기간 동안 병원을 제외한 다른 장소로 떠난 이동량이 코로나19 여파로 줄어들어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의 공포 속에 봄을 보내야 했던 대구에서는 지난 4월 30일 신규 확진자 수 '0명'을 기록하며 조금씩 활기를 되찾았다.
그럼에도 시민들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T맵 트렌드 맵에 따르면, 황금연휴에 동대구역을 비롯한 대구 지역의 일평균 길 안내 시작 수는 17% 감소했다. 실제 대구에서 이동 트래픽이 가장 많았던 신세계백화점은 코로나19가 없던 지난해 T맵 전국 순위 84위였지만, 올해는 148위로 떨어졌다.
◇ "아리아 가까운 자동차 극장 알려줘"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에서의 문화생활도 바꿔놓았다.
우선 올해 멀티플렉스 극장 이용은 급감했지만 자동차극장 이용은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상반기 전체 극장 관객 수는 전년 대비 70.3% 감소한 3241만명, 전체 극장 매출액은 70.6% 감소한 2738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수치는 2005년 이후 최저다.
실제 T맵을 통해서도 지난 3월 극장을 찾은 사람은 1월 대비 86% 급감했으나 자동차극장을 찾은 사람은 16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극장이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과 더불어 코로나19 시대에 즐길거리의 대표적인 대안으로 떠오른 영향이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던 지난 4월과 5월에는 자동차극장의 상승 그래프고 꺾였지만, 확진자 수가 다시 늘어난 6월에는 이동량이 함께 상승하며 (코로나19와 자동차극장의) 상관관계를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자동차극장을 활용한 이벤트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리투아니아에서는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됐던 비행기 활주로를 자동차극장으로 개방했으며, 덴마크는 자동차극장에서 축구 경기 단체 관람을 추진하기도 했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 이상의 가치를 지니게 되면서, 드라이브 스루 이용 건수도 코로나19 확산 전 60만건에서 지난 6월 기준 100만건 수준으로 급증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드라이브 스루의 비대면 장점이 드러난 덕분이다. 코로나19 선별 진료소가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운영되기도 했다.
국내 드라이브 스루는 1992년 맥도날드가 부산에서 처음으로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패스트푸드점과 커피전문점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다. 오늘날 스마트폰을 이용해 주문 방식이 간편해지고, 매장도 증가했다.
T맵 트렌드 맵은 지난 한 해 동안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찾은 이동량이 전년 대비 약 1.5배 증가했고, 이런 추세가 올해 1월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던 2월은 감소세를 피할 수 없었던 것.
다만,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했던 3월부터 이동량이 다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브랜드에만 적용됐던 서비스가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분위기에 따라 이색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도 등장했다. SK텔레콤은 "T맵의 길 안내 데이터는 포항시에서부터 들썩였다"고 소개했다. 포항시는 지난 3월 14~15일,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워진 어민들을 돕기 위해 활어회 판매 행사를 기획, 구룡포해수욕장에 자리를 마련했다.
활어회와 매운탕 세트 판매는 시작 2시간 만에 완판을 기록했고, 호응에 힘입어 21~22일에도 추가 행사를 진행했다. 이 기간 드라이브 스루 길 안내 시작 수는 이전보다 74% 급증했다. 이에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드라이브 스루 이벤트를 열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은 "드라이브 스루는 코로나19의 장기화와 함께 일상에 깊이 스며들었다"며 "사람들이 점점 차에서 내리지 않고도 다양한 서비스가 이용 가능한 생활 패턴에 익숙해지고 있는 만큼 코로나19가 지나간 후에도 드라이브 스루의 인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